
어셈블은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건축, 디자인, 예술 전반을 아우르는 다학제적 협업 집단이다. 이들은 건축물을 세우고, 전시를 기획하고, 예술품을 만든다. 어셈블의 손을 거치면 버려진 주유소가 임시 영화관으로(The Cineroleum), 사용되지 않던 고가도로 하부공간이 예술공연장으로(Folly For a Flyover)로 탈바꿈한다.
특히 더 플레이스 위 이매진(The Place We Imagine)은 브라질의 대표 모던 건축가 리나 보 바르디의 그림을 노팅엄 내 초등학교 3곳의 어린이들과 공간으로 풀어낸 프로젝트다. 아이들이 만든 찰흙 작품 등을 구조물로 현실화했다.
어셈블의 멤버인 제이미 수드라와 안나 러셀은 본지와 서면 인터뷰에서 “협업은 우리 작업의 중심이다”라고 강조했다. “진정으로 의미 있는 디자인은 어떤 아이디어를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사회와 함께할 때 비로소 탄생한다고 믿어요. 프로젝트 초기 단계부터 우리는 늘 물었죠. ‘누가 이 공간을 사용하는가?’, ‘그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반영할 수 있을까?’ 워크숍, 대화, 함께하는 경험 등을 통해 평소에는 놓치기 쉬운 지역의 통찰을 끌어내고자 해요. 이러한 협업 과정은 진정성 있고 오래도록 사랑받는 결과로 이어지죠.”

-건축물을 재생한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건축의 사회적, 정치적 역할의 의미는.
“건축은 사람, 환경과 반드시 상호작용하죠. 사람을 포용할 수도, 배제할 수도 있으며, 힘을 실어줄 수도, 소외시킬 수도 있는 힘을 지니고 있어요. 우리는 공간을 재생할 때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요. 초기 단계부터 지역주민들을 참여시키면, 그들의 다양한 필요와 기대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매일 그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환영받을 수 있는 공간을 설계할 수 있게 돼요.”
-공간에서 건축, 디자인, 예술 전반이 어우러지기 위해서 초점을 맞춰야 하는 부분은.
“외형적 아름다움을 넘어서, 사람들이 공간을 어떻게 경험하고, 그 공간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를 깊이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해요. 이를 위해 우리는 사용자와 클라이언트가 그 공간에 대해 가지고 있는 행동 양식, 기억, 감정적 연결을 이해하고자 노력하죠. 다양한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은 공간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고 느껴지는지에 대해 더 풍부한 이야기를 만들어내요.”

-한국 교육은 정답을 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조언을 해준다면.
“우리는 창의성이 경험, 관점, 표현의 다양성 속에서 더욱 꽃핀다고 믿어요. 디자인에는 단 하나의 ‘정답’이 존재하지 않아요. 오히려 각자가 문제에 대해 가진 고유한 이해를 바탕으로,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배우는 과정에서 더욱 풍부하고 섬세한 해답에 도달할 수 있어요. 정해진 길만을 따르기보다는 호기심과 대화, 실험을 장려하는 것이 훨씬 더 흥미롭고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내죠.”
-아동 청소년이 예술가와 창작의 시간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청소년들이 예술가와 창작 과정에 참여할 때, 그들은 새로운 사고 방식과 제작 방법, 문제 해결 방식에 노출되곤 해요. 이를 통해 종종 익숙한 틀에서 벗어나 낯선 재료나 방식에 도전하게 되고, 상상력과 호기심까지 기를 수 있죠. 이는 예술을 넘어 다양한 삶의 영역에서도 소중한 자산이 됩니다.”
-AI 시대, 손으로 직접 만들어보는 건축 활동의 중요성은.
“모형을 직접 만들면서 느끼는 촉각적인 경험은 탐구와 즉흥성, 실패까지도 유도하며, 이 모든 요소는 창의성에 꼭 필요해요. 종종 가장 흥미로운 아이디어는 손으로 실험하는 과정에서의 실수나 예상치 못한 결과를 통해 탄생하곤 합니다. 이는 디지털 도구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통찰을 제공하죠.”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