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업계에 따르면 로보락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2414억원으로 국내 법인 설립 첫해인 2020년(291억원) 대비 730% 급증했다. 최근에는 세계 최초로 5축 로봇 팔을 탑재한 프리미엄 로봇청소기 '사로스 Z70'을 선보이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추격을 뿌리치고 선두 굳히기에 나섰다.
과거 중국 제품이 '가성비' 마케팅을 펼쳤다면 이제는 로보락의 고가 로봇청소기처럼 기술력으로 정면 승부에 나서는 모습이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을 석권한 로보락은 올인원 세탁건조기까지 선보이며 영토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중국 TV 업체들도 LCD 패널 장악력을 바탕으로 한국 브랜드를 위협하고 있다. 이미 세계 시장에서는 중국 물량이 한국을 뛰어넘었다. 그나마 기술 우위를 갖고 있는 올레드(OLED) TV는 출시 10년이 훌쩍 지났지만 전체 TV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10% 수준에 불과하다.
수년간 한국 시장을 두드렸던 샤오미도 올해 국내 법인 '샤오미코리아'를 설립하며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주력 제품인 스마트폰은 기존의 가성비 전략 대신 한국 소비자 특성에 맞춘 플래그십으로 노선을 바꿨다. 독일 카메라 제조사 라이카와의 협업으로 스펙을 높인 샤오미 15 울트라 가격은 169만9000원에 달한다. 삼성전자 갤럭시 S25 울트라(184만1400원)와 맞먹는 금액이다. 더 이상 가격으로만 승부를 보지 않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조니 우 샤오미코리아 대표는 "한국에서 현지화된 기업으로 자리매김해 제품, 서비스, AS 등 모든 면에서 소비자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중국 제품의 잇단 국내 상륙에 삼성과 LG도 경각심을 드러내고 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사장)은 지난달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중국의 값싼 여러 제품군이 많이 들어오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대응책으로) 중간 라인업을 보강했다"고 말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도 올 초 'CES 2025'에서 "중국의 위협을 인식하는 단계에서 실제 대응을 실행해야 하는 단계로 왔다"며 위기감을 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저가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한 중국 가전 기업들은 고급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제품을 내놓으면서 삼성과 LG를 겨냥하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서비스망 부족과 보안 이슈 등의 한계가 있지만, 강점인 가격 경쟁력과 생산능력은 위협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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