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대학 교무·입학 업무는 이제 변화의 최전선에 있습니다. 학령인구 감소, 디지털 전환, 지역혁신 등 중첩된 과제 속에서 우리가 어떤 길을 만들어가느냐에 따라 전문대학의 미래도 달라질 것입니다.”
박나연 한국전문대학교무·입학처장협의회 신임 회장은 28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며 “협의회가 전국 전문대학의 연대를 이끄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3일 열린 협의회 상반기 정기총회에서 총괄회장으로 선출된 박 회장은, 현장 중심의 실천형 협의체 구축을 통해 전국 전문대학의 혁신을 이끄는 실질적 주체로 협의회를 키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회장은 순천제일대학교 의료재활과 교수이자 입학관리처장을 맡고 있다. 26년간 대학 교무·입학 실무를 맡아오며 학사운영정책부장, 교수학습센터장, NCS지원센터장 등을 역임했고, 협의회 전국부회장, 실무회장, 광주전남 입학회장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전국 전문대학의 목소리를 현장에서부터 전달해온 인물이다.
그는 “교무·입학처는 전문대학의 변화를 이끄는 전략부서”라며 “입시와 학사 모두에서 대학의 지속 가능성을 책임지고 있는 만큼, 협의회를 통해 공동 전략과 실천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전문대학은 입학자원 감소, 성인학습자 증가, 외국인 유학생 확대 등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교육과정과 입시 전략 모두의 전면적인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박 회장은 이를 위해 “입학자 특성에 맞춘 맞춤형 제도 설계가 시급하다”고 짚었다. 특히 성인학습자 유치와 관련해 △시간·공간 유연성 확보 △실무 중심 콘텐츠 강화 △정서·상담 지원 체계 구축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외국인 유학생 확대 역시 단순한 정원 채우기를 넘어, 장기적 관점에서 교육의 질과 지속가능한 국제화 전략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입학-교육-생활지원까지 유학생 친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현장실습 프로그램 확대, 다문화 교육 콘텐츠 개발, 국가별 전략적 연계 네트워크 구축 등을 추진 과제로 언급했다.
정책 제언도 구체적이다. 박 회장은 “비전통적 학습자인 성인학습자와 만학도, 재직자 등이 기존 제도 안에서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국가장학금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과거 학력이 장학금 수혜의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며 ‘재도전 장학금’ 신설 등 제도적 보완을 제안했다.
전공심화과정, 전문기술석사과정 등 직업교육 중심의 커리어패스 체계도 언급했다. 박 회장은 “전공심화는 학위 취득에 그치지 않고 실무역량 강화와 경력전환을 위한 중요한 제도”라며 “지역 산업과 연계한 실천적 심화교육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지역 내 평생직업교육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전문대학이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라이즈)’ 전환에 따른 대응 전략도 주요 화두다. 박 회장은 “대학마다 준비 수준의 차이가 커 시행 초기 혼란이 우려된다”며 “협의회가 이를 메워주는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무분과 중심의 공동 워크숍, 지자체·산업체와의 매칭모델 개발 등을 통해 전문대학의 입장을 정책 논의 테이블로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차기 정부를 향한 당부도 전했다. 박 회장은 “전문대학은 지역산업과 연결된 실용교육 기관으로, 직업교육 중심 사회를 지탱하는 핵심 축”이라며 “고등교육 정책에서 전문대학의 위상과 역할을 명확히 규정하고, 그에 맞는 재정적 뒷받침과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전국 교무·입학처장들을 향해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함께 고민하고 연대해야 할 시기”라며 “각 대학의 사례를 공유하고 정책 변화에 공동 대응한다면, 어떤 위기에도 대응할 수 있는 힘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나연 회장은 순천시자원봉사협의회장을 맡아 지역사회 활동에도 힘쓰고 있으며, 한국전문대학 전공심화과정운영협의회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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