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가 여성 및 노동자 비하 의혹이 제기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비판했다.
권 후보는 30일 자신의 사회관게망서비스(SNS)에 '노동자 여성의 삶을 비하할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습니다. 유시민씨 발언에 부쳐'라는 제목의 성명을 게재했다.
이어 권 후보는 "'그런 남자와의 혼인을 통해서 내가 좀 더 고양되었고' 등 유 전 이사장의 발언에 유감을 표한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노동운동을 팔 자격이 없듯, 유 전 이사장에게도 여성을 노동운동의 조연으로 치부할 자격이 없다. 이는 여성을 주체적이지 않고 판단 능력조차 없는 존재로 조롱하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는 (김문수 후보 아내) 설난영씨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여성 일반에 대한 힐난이고 여성혐오 발언"이라며 "노동자에 대한 멸시와 엘리트주의가 느껴진다. 노동자들은 무지한 존재, 열등한 존재로 바라보고 있음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권 후보는 김 후보의 아내 설씨 발언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 설씨의 언행은 많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비판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제대로 비판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노동 인권은 '대학 못 간', '여성', '노동자들'이 투쟁해 쟁취해 온 것이다. 반면 서울대 나온 엘리트 남성들은 사회를 망쳐온 것에 반성해야 한다. 유 전 이사장이 자신의 실언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길 권고한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한편 유 전 이사장은 지난 28일 공개된 유튜브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방송에서 최근 설씨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아내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비판한 것을 언급하며 "설씨가 왜 저러는지 이해할 수 있다. 설씨는 세진전자 노조위원장이었고, 김 후보는 한일도루코 노조위원장이었다. 김 후보가 '학출' 노동자, 대학생 출신 노동자로서 '찐노동자'와 혼인한 것이다. 그 관계가 어떨지 짐작할 수 있다. 설씨가 생각하기에 김 후보는 자신과 균형이 안 맞을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다. 그런 남자와 혼인을 통해 '내가 더 고양됐다'고 느낄 수 있다. 이런 조건에서 자기 남편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기 어렵다. 남편 뒷바라지하고, 험하게 살다가 국회의원 사모님이 되고, 경기도지사 사모님이 되면서 남편을 더욱 우러러보게 됐을 것이다. 원래 본인이 감당할 수 없는 자리에 온 것이다. 유력 정당의 대통령 후보 배우자 자리는 설씨 인생에선 갈 수 없는 자리다. 그래서 이 사람의 발이 공중에 떠 있다. 제정신이 아니다"라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이에 일각에서 유 전 이사장이 '기혼 여성의 지위가 남편에 의해 결정된다는 여성 비하', '노동자는 유력 정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가 될 수 없다는 노동자 계층 멸시'를 보여줬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더욱이 김 후보와 유 전 이사장은 서울대 선후배로서 과거 학생·노동 운동을 함께 한 사이이기에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김 후보는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이며, 유 전 이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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