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이 6·3 대선을 이틀 앞두고 극우성향 단체 '리박스쿨'의 댓글 조작 의혹에 국민의힘이 연관돼 있다고 주장하며 공세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2012년 MB정부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과 박근혜 정부의 국정교과서 사태의 종합판"이라고 규정하며 수사기관에 즉각적인 수사를 촉구했다.
윤호중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긴급총괄본부장단회의에서 "휴일이지만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사태가 발생해 긴급하게 회의를 열었다"며 "국민의힘은 부인하고 있지만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성을 딴 운영단체 리박스쿨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한 몸이라는 정황이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탐사보도 전문 매체 뉴스타파는 '이승만·박정희 지지' 역사 교육을 하는 리박스쿨이 '자손군'(댓글로 나라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이라는 팀을 만들어 조직적인 댓글 조작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김 후보를 지지하는 댓글을 달고, 이재명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비하하는 댓글을 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더해 댓글 작성자에게는 늘봄학교(방과후 돌봄) 교사 자격증을 무상으로 발급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윤 총괄본부장은 "자손군이 '댓글로 나라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의 줄임말이라고 하는데, 실상은 '댓글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자해손가락 군대'가 아닐까 한다"며 국민의힘과의 의혹을 정조준했다.
이에 대해 "리박스쿨은 지난달 27일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 주선으로 이재명 후보 교육정책 비판 기자회견을 한 바 있고, 23일에는 리박스쿨 손효숙 대표가 포함된 자유대한민국수호여성연대라는 이름으로 김 후보 지지선언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극우 역사관을 가르치는 손 대표와 김 후보의 인연은 2018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손 대표가 이끄는 장학회가 총선 대비 정치교실을 운영했고, 그중 한 강의의 강사가 김 후보였다고 한다"며 "2020년 총선 당시에는 리박스쿨이 주관하는 선거사무원 모집 교육이 있었는데 김문수TV가 협력사로 긴밀하게 참여한 인연도 확인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뿐만 아니라 김 후보의 사실상 후견인인 전광훈 목사의 며느리가 이 단체의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며 "그런데도 국민의힘과 김 후보는 리박스쿨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우기고 있다. 노상원이라는 사람을 전혀 모른다던 내란수괴 윤석열과 정확하게 오버랩된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심각하고 충격적인 국헌문란 사건'이자 '선거부정 댓글내란' 사건으로 규정하고 수사기관에 관련 수사를 촉구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당내 자체 진상조사기구와 신고센터를 설치해 관련 제보를 수집하고, 리박스쿨의 늘봄교실 극우사상 교육에 대해 진상 규명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윤 총괄본부장은 "어린아이들이 방과후 학교 돌봄 교실을 통해 접하게 되는 역사 교육에 극우 세력의 침투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며칠 전 늘봄학교 대폭 확대를 공약으로 내놓은 김 후보를 겨냥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 극우 뉴라이트 세력과 일심동체이며 윤석열의 아바타, 극우 내란 정권의 계승자라는 걸 스스로 인정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 같은 의혹 제기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장은 "교육부도 입장을 밝혔지만 아무런 관련이 없고 늘봄학교와도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이 후보 아들 이슈나 유시민 작가의 부정적 이슈를 덮기 위한 민주당의 네거티브 공세"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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