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정부효율부(DOGE) 수장직에서 물러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공식적인 협력에 마침표를 찍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고별 기자회견을 열고 특수 공무원 생활을 끝낸 머스크의 퇴임을 기념했다. 대통령은 머스크에게 백악관 그림이 새겨진 ‘황금 열쇠’를 선물하며 언제든 백악관을 드나들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비공식 실세로 활약했던 머스크와의 관계에 마침표를 찍는 자리로 풀이된다.
머스크는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1억3200만 달러(약 1830억원) 이상을 쏟아부으며 당선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에 따라 머스크는 DOGE 수장으로 임명됐고, 연방정부 등 정보 접근 권한, 규제기관 축소 및 인력 감축을 주도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우주기업인 스페이스X의 정부 계약 등으로 실질적 이득을 취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스페이스X는 국방부의 군사용 위성 발사 계약(59억 달러)과 농촌 인터넷 보급사업(420억 달러)에 스타링크를 진출시킬 수 있는 기회를 확보했으며, 테슬라는 미 교통부의 자율주행차 규제 완화로 로보택시 사업에서 동력을 얻었다.
미 상원 상설조사소위원회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머스크가 DOGE를 통해 최소 23억7000만 달러(약 3조3000억원) 상당의 벌금 및 소송을 피한 것으로 분석했다.
동시에 머스크의 정치적 활동은 대중의 반감을 사며 테슬라의 이미지와 개인 평판에 부정적 타격을 끼치기도 했다. 이로 인해 테슬라 매장에 대한 공격과 차량 방화, 불매운동 등이 발생했고, 테슬라 주가도 급락하면서 머스크의 순자산 가치는 450억 달러(약 62조3000억원) 이상 증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30일 머스크가 대선 기간에 케타민과 엑스터시 등 마약과 각성제 등을 수시로 복용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목격자 등의 증언을 토대로 머스크가 사적인 모임에서 엑스터시와 환각버섯 등을 종종 복용했으며, 이는 방광에 영향을 줄 정도로 과도한 수준이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앞서 2024년 3월 인터뷰와 소셜미디어 등에서 자신의 정신건강 문제를 언급하면서 케타민을 격주에 한 번 소량만 복용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배우 매슈 페리의 사망 원인으로도 지목된 케타민은 강력한 마취약이나 우울증 치료 등에 사용되는 약물이다.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미 정부와의 대규모 계약에 따라 약물 사용 금지 정책을 엄격히 적용하고 있으며, 직원들은 무작위 검사를 받는다. 하지만 NYT는 머스크가 약물 검사 일정을 사전 통보 받았다고 지적했다.
약물 논란이 불거지자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자신과 관련한 NYT의 보도를 가리켜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하면서 관세 책사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을 “멍청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또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과도 갈등을 빚은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가 점차 소원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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