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창섭 충북대 총장은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거점국립대를 서울대 수준으로 육성하고 인재를 양성함으로써 기업의 지역 정주를 돕고 지역의 혁신 성장을 선도하게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 총장은 "우리나라 고등교육은 과도한 입시 경쟁, 수도권 집중, 지역 소멸이라는 초유의 위기를 겪고 있다. 교육 기회의 불균형은 지역의 젊은이 유출과 이로 인한 산업 공동화를 초래해 지역 소멸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서울대 학생 1인당 교육비는 약 6000만원, 거점국립대는 약 2300만원 수준"이라며 "현실적 목표인 서울대 대비 70~80% 수준까지 단계적 재정 확대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지역 균형발전 관점에서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역 내 다른 국립대학의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으나 이는 캠퍼스별 특성화에 기반한 '1도 1국립대' 체제를 도입함으로써 상생 발전하는 모델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 사립대학들은 기존 RISE 사업에 집중 투자해 강소대학으로 육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총장 취임 후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지역과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거점국립대학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거점국립대학으로서 지역사회와의 상생협력과 창의적 연구를 통해 지역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캠퍼스의 특성을 살려 그 기능을 부여하고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청주 캠퍼스는 교육-연구 중심으로, 오송 캠퍼스는 바이오헬스 거점으로, 오창캠퍼스는 첨단기술 중심으로, 세종캠퍼스는 수의학 및 공중보건 연구 중심으로 각각의 역할을 특화했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협력과 상생을 적극적으로 실현하고 있다."
-취임 당시 '충북대 비전'을 제시했는데 성과는.
"AI, 바이오, 스마트모빌리티 등 첨단산업 중심 교육과정을 강화하고 ‘자기설계 글로컬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 약 400명이 국내외에서 취업·봉사·어학·리더십 등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하이브리드 학습 시스템을 갖춘 스마트 첨단 강의실을 구축하고 학생의 자율적 학습과 자치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했다. 학교 운영의 근간이 되는 교무와 학사 제도를 전면 개편해 유연하고 혁신적인 교육·연구 생태계를 구축했다. 연구에 몰입한 교수진에게 실질적인 보상이 돌아갈 수 있도록 성과 중심의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거점국립대 총장협의회장으로서 현재 국립대가 처한 위기와 대안은.
"거점국립대는 과거 명성을 뒤로하고 신입생 미충원과 재학생의 중도 포기율을 걱정하는 처지에 이르렀다. 회장으로서 아직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선정되지 않은 모든 거점국립대가 선정될 수 있도록 서로 협의하며 노력하고 있다. 기업이 거점국립대 인재를 믿고 지역으로 이전하고 또 그 기업을 믿고 인재가 거점국립대로 진학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야 한다."
-거점국립대들이 등록금을 동결했다. 재정 문제 해결 방안은 뭔가.
“대학의 자구책과 동시에 정부의 재정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 모든 거점국립대가 산학협력단 수익과 발전기금 확대, 예산 집행의 효율성 극대화 및 정부의 재정 지원 사업 수주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자구 노력만으로는 대학이 가진 구조적인 재정 문제를 극복하고 세계적 수준의 연구 중심 대학으로 발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특별법에 근거한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가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새 정부의 대선 공약에 포함된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이 성공적으로 시행된다면 글로벌 연구 중심 대학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충북대와 교통대 통합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충북대와 교통대의 통합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캠퍼스별 특성화를 전제로 경쟁력을 확보해 글로벌 연구 중심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이다. 양 대학은 이미 내부 구성원들이 국제 경쟁력을 갖춘 통합대학의 비전에 동의해 통합에 합의했고 현재 진행 중이다. 다만 각론에서 양교 간 또는 학과 간 이견이 있어 진통을 겪고 있다. 양 대학은 통합 논의의 초기 단계에서 '경쟁력 강화'와 '캠퍼스 공동화 방지'를 전제로 합의했기에 이를 존중해 쟁점인 유사·중복 학과의 학사구조 개편과 통합대학의 거버넌스 문제를 풀어 나갈 것이다. 어렵고 복잡하더라도 끝까지 책임 있게 추진하고 반드시 통합의 가치를 실현해 보이겠다."
-충북대 의대는 이번 유급·제적 대상에서 빠졌다.
"의대 학생 전원이 복귀했으나 수업 참여는 저조하다. 복귀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총 26개 강좌를 온라인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했다. 정기적으로 수시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기존 대형 강의실을 확보하고 의대 4호관 건립을 통해 전용 강의실을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다. 학생들의 임상실습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충북대병원, 충청북도, 청주의료원과 협약을 체결했다. 법령과 학칙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실질적인 수업이 되도록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
-최근 글로컬대학협의회장에 선임됐다. 역점을 두는 부분은.
"글로컬대학이 재정 지원 사업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지역 소멸 방지를 선도하는 실질적 주체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것이다. 현재 30개 참여 대학 모두 각기 다른 지역적 여건과 특성을 갖고 있다. 각 대학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면서도 공통의 가치와 방향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 참여 대학 간 선도 사례와 혁신 모델을 적극 공유해 경쟁이 아닌 상생의 관점에서 공동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국제화와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최근 유학생 전용 학과인 국제학부를 신설해 2027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3000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수 대학원생 유치를 위해 2024년부터 전국 대학 최초로 전 세계 인재들이 우리 대학의 G-Cruit 장학금을 받으며 우수 대학원생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교수-학생 매칭 플랫폼 G-Cruit(Graduate Recruit) 플랫폼을 도입했다. 국내 최초로 3+2 글로벌 학·석사 연계 과정을 도입해 학부 단계부터 유학생을 유치해 대학원 진학까지 유도하는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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