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그룹이 1년 넘게 진행한 리밸런싱(자산 재분배)을 점검하고 올 하반기 경영 방향을 정하기 위한 '2025 경영전략회의(구 확대경영회의)'를 개최한다. 주요 계열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면서 그룹 핵심 과제인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사업 역량 강화 방안도 논의할 전망이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13~14일 경기도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경영전략회의를 진행한다. 회의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필두로 계열사 최고 경영진들이 참석한다.
SK그룹은 지난해부터 비핵심 계열사와 자산을 정리하는 리밸런싱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219개에 달했던 계열사를 올해 198개로 줄였다.
올해 회의의 핵심 주제도 리밸런싱이다. 업계에선 SK온, SK엔무브, SK에코플랜트 등의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를 위한 전략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본다.
SK그룹은 세 개 회사 성장을 위해 국내외 투자자로부터 조 단위 투자를 유치하면서 2026년 IPO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적체)에 따른 배터리 시장 침체와 친환경·에너지 사업 부진 등으로 SK온과 SK에코플랜트의 성장세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내년 IPO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윤활유·냉각유 사업이 호조인 SK엔무브도 한국거래소가 중복상장 우려를 내비치면서 제동이 걸렸다.
이에 SK그룹은 SK에코플랜트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친환경에서 반도체 종합 서비스로 전환하며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일각에선 SK그룹이 국내외 투자자를 설득해 SK온과 SK엔무브 IPO 시기를 연기할 것으로 예측한다. SK온·엔무브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 최고 경영진도 그룹 내 구조조정 전문가인 장용호 총괄사장과 추형욱 대표이사로 교체하며 리밸런싱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올해 회의에선 SK텔레콤 해킹 사고를 반면교사로 삼아 그룹사 전체 사이버 보안을 강화하고,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독립형 전문 기구인 정보보호혁신특별위의 추후 활동 방향 등도 논의할 전망이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SK 브랜드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모색한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그룹 전략 회의인 만큼 정부 정책에 호응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다룬다.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의 미래 산업으로 AI와 반도체를 꼽은 상황에서 그룹 차원에서 관련 투자를 더 확대해 일자리 창출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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