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용면적 59㎡ 아파트가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신 국민평형’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통적 선호평형이던 84㎡를 제치고 매매·분양 시장에서 모두 강세를 보이고 있다.
1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 전용 59㎡에서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강남권 주요 단지의 전용 59㎡ 시세는 25억원 안팎으로 형성되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래미안포레스트 전용 59㎡는 지난달 26억원에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59㎡도 지난달 25억 9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찍었다. 이들 단지의 같은 평형대는 지난해 5~6월까지만 해도 20억원대에 거래가 이뤄졌는데 1년 만에 25억원대로 가격대가 형성됐다.
최근 구축 아파트에서도 소형 가구의 신고가 행진이 뒤따르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 우성 6차 전용 54㎡는 지난달 19억4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서초구 서초동 우성 5차 전용 59㎡도 지난달 19억 5000만원에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비강남권에서도 소형 평형의 상승세는 두드러진다. 마포·용산·성동구 등 토지거래허가제 재지정 전후로 풍선효과가 나타난 지역에서는 59㎡가 20억원 안팎으로 거래되며 강남권 못지않은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전용 59㎡는 지난달 20억20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하며 20억원대에 진입했다.
마포구 대장주로 불리는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는 지난달 30일 19억5000만원에 신고가를 찍었다. 같은 면적 매물이 같은달 초만 해도 17억원 후반~18억원 초반 가격에 거래됐는데 한 달도 안 돼 1억5000만원 오른 것이다. 용산구 효창동 용산롯데캐슬센터포레 59㎡는 지난달 17억3000만원에 신고가로 손바뀜하며 소형 아파트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분양시장에서도 전용 59㎡는 '가장 먼저 팔리는 평형'이 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분양 경쟁률 최상위 입지를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수도권 60㎡ 이하 타입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2024년 39.4대 1, 올해 1~4월에는 14.2대 1로 소형이 2년 연속 최상위에 올랐다. 반면 85㎡ 초과 타입은 103.6대 1에서 4.5대 1로 급락했다.
인기에 힘입어 분양가 상승률도 소형이 앞섰다. 5월 기준 전용 59㎡의 서울 평균 분양가는 12억3332만원으로 전년 동월(9억9565만원) 대비 23.8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용 84㎡가 19.34%(13억5463만원→16억1668만원) 오른 것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빠르게 치솟은 분양가와 금융 여건이 있다. 전용 84㎡의 분양가가 가파르게 오른 데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로 대출여력이 줄어들면서 전용 59㎡가 현실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4월 기준 서울 민간 아파트 전용 84㎡ 평균 분양가는 약 14억5000만원인 데 비해 전용 59㎡ 분양가는 11억원대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설계 혁신으로 전용 59㎡에서도 방 3개 구조를 누릴 수 있게 됐다"며 "전용 84㎡와 비슷한 내부에 보다 합리적인 가격대를 선호하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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