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룸] 여성 총리 '0명'…日 성평등 순위 또 굴욕

사진AI가 생성한 이미지
[사진=AI가 생성한 이미지]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이 12일 발표한 2025년 ‘성 격차(Gender Gap) 보고서’에서 일본이 148개국 중 118위를 기록하며 G7 국가 중 최하위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와 같은 순위로 제자리걸음을 한 가운데, 여성 정치인과 관리자 수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2위 이탈리아(85위)와의 격차도 상당해, 성평등 실현까지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고서는 정치·경제·교육·보건 4개 부문에서 성별 격차를 수치화해 평가했다. 세계적으로는 정치와 경제 분야에서 다소 진전이 있었지만, “완전한 성평등 달성까지 123년이 걸릴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제시됐다.

일본은 정치 부문에서 125위에 머물렀다. 여성 국회의원 비율이 낮고, 지난 50년간 여성 총리가 단 한 명도 없었던 점이 반영됐다. 경제 부문에서는 여성 관리직 비율이 127위로 여전히 최하위권이었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사진교도AP·연합뉴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사진=교도AP·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하야시 요시마사 내각관방장관(内閣官房長官)은 "우리나라의 양성 공동참여가 여전히 외국에 비해 뒤처져 있다는 점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정치 분야에서 여성 참여 저조와 더불어, ‘정치는 남성이 하는 일’이라는 사회적 인식, 정치-가정 양립의 어려움, 괴롭힘 피해 등이 구조적 원인으로 지목됐다.

입헌민주당의 츠지모토 키요미 대표대행도 “이번 결과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올여름 참의원 선거에서 여성 의원 비율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더 다양한 목소리가 국회에 전달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도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다. 한국은 이번 조사에서 성평등 종합지수는 전체 148개국 중 101위에 그쳤다. 지난해 94위에서 7계단이나 떨어져,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부문별로 보면 △경제 참여·기회 114위 △교육 성과 98위 △보건 35위 △정치 권한 92위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회의원·고위공무원·관리자 항목에선 124위로 일본과 비슷하게 최하위권이었다.

국내 여성 임원 비율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KCGI자산운용과 서스틴베스트가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상장사 370곳의 여성 직원 비율은 2021년 26.5%에서 2023년 28.5%로 늘었지만, 이사회 내 여성 비율은 8.8%에 불과했다.

정치 분야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2024년 총선에서 여성 의원은 총 60명(20%)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지만, OECD 평균인 33.8%에는 한참 못 미친다.

WEF는 “정치권, 기업, 사회 전반에서 여성이 실질적인 영향력을 갖기 위한 제도 개선과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