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바이오서도 美 맹추격

  • 당국, 임상시험 검토기간 30일로 단축 추진

  • 美제약사들, 中과 대규모 라이선스 체결

  • "中, 5대 기술분야 중 바이오서 美 추월"

중국 난징대학교의 신약 연구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난징대학교의 신약 연구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대(對)중국 반도체 제재에 집중하는 사이 중국 바이오산업 발전에 속도가 붙고 있다. 중국 당국은 신약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임상시험 신청 처리 기한 단축에 나섰고, 중국 기업들은 미국 제약사와 잇따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등 벌써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중국이 인공지능(AI)·바이오·반도체·우주·양자 등 5대 첨단기술 분야 중 바이오 분야에서 가장 먼저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7일 중신징웨이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총국(NMPA)은 전날 신약 임상시험 검토 대기기간을 현행 60일 이내에서 30일 이내로 단축하는 내용의 공고를 게시했다. 중국 정부 지원을 받는 임상적 가치가 뚜렷한 핵심 의약품과 NMPA 약물평가센터(CDE)가 감독하는 두 가지 프로젝트에 포함된 암 및 희귀질환 치료제 등이 적용 대상으로 NMPA는 내달 16일까지 한달 동안 의견을 수렴한 뒤 이를 정식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유사한 심사 형태를 채택해 임상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바이오제약 전문지 피어스바이오텍에 따르면 중국은 임상시험 심사에 있어 FDA와 마찬가지로 의뢰자가 특정 기간 내에 규제 기관으로부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경우 임상시험이 자동으로 진행되는 이의 제기 기반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번 정책이 시행되면 임상시험 처리 기간도 FDA와 동일하게 된다.

특히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과 미국 제약사 간 대규모 라이선스 계약이 잇따르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더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미·중 갈등이 격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6월까지 미국 제약사들은 중국 업체들과 총 14건, 183억 달러(약 24조9264억원) 규모의 의약품 기술 도입(라이선스-인) 계약을 체결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가 로이터통신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기간 이같은 거래는 2건에 불과했다. 1년 새 7배나 증가한 것이다. 

라이선스 계약은 상대 기업의 제약 제품이나 기술을 개발·제조·상용화할 수 있는 권리를 취득하는 계약으로 중국 기업들이 미국 제약사에 제공한 라이선스는 비만, 심장병, 항암제 신약후보물질 관련 라이선스다. 토니 렌 맥쿼리캐피털 연구원은 이에 대해 “중국 바이오 기업들이 밸류체인(가치사슬)을 나날이 발전시키고 있다”면서 “서방의 경쟁 업체들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향후 10년 내 2000억 달러 규모의 의약품 특허 만료에 직면하게 되는 미국 제약사들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신약을 찾고 있는 데다, 중국 업체들의 라이선스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향후 이 같은 거래는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즈호 증권의 그레이그 수바나베즈 애널리스트 “미국 제약사들은 중국에서 매우 높은 품질의 신약을 찾고 있다”면서 “이는 미국에서 찾을 수 있는 동일한 유형의 제품과 비교했을 때 가격이 훨씬 저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제약·바이오 전문 시장조사 기업 딜포마에 따르면 중국 기업과의 라이선스 계약으로 제약사 간 인수합병은 올해 20%나 감소했다. 이에 미국이 바이오 경쟁에서 중국에 밀리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하버드대학 벨퍼 과학 및 국제 문제 센터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5대 핵심 기술 부문 중) 바이오 분야에서 중국은 미국을 추월할 수 있는 기회를 바로 눈앞에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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