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재수사 중인 검찰이 김 여사가 주가 조작 사실을 알았던 것으로 보이는 녹음파일을 확보했다. 검찰이 직접 증거를 확보하면서 특검 수사가 본격화되기 전 재판에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고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동원된 김 여사의 계좌 거래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미래에셋증권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김 여사와 미래에셋증권 계좌 담당 직원의 통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을 다수 확보했다.
검찰이 김 여사가 주가조작 사실을 알고 있는 정황이 담긴 직접증거를 확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김 여사가 시세조종을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지난해 10월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한 바 있다.
녹음은 2차 주가조작 시기인 지난 2010년 10월~2012년 12월 이뤄졌다. 김 여사가 "블랙펄인베스트에 계좌를 맡기고 40%의 수익을 주기로 했다"는 취지로 직접 말하는 육성이 담겼다.
또한 김 여사가 "그쪽에서 주가를 관리하고 있다"거나 "수익금 배분이 과도하다"고 말한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계좌를 제공한 자가 주가 조작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증거로 정상적 수준보다 높은 수익금을 배분한 것이 제시되는 경우가 많다.
이밖에 검찰은 김 여사가 해당 직원에게 특정 문서를 보낸 뒤 이를 함께 검토하는 대화도 확보했다.
김 여사가 언급한 문서의 잔고·인출 내역 등은 2022년 검찰이 블랙펄인베스트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이른바 '김건희 엑스파일'에 담긴 내용과 일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 녹음파일이 드러나자 블랙펄 측이 김 여사에게 당시 거래 상황을 문서로 건넨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검찰은 김 여사 측에 늦어도 다음 주까지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요구했는데, 특검 수사 전 기소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