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에 맞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 들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유(WTI) 선물은 23일 오전 거래에서 한때 전주 대비 5% 오른 배럴당 78달러대를 기록하며 5개월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한국 시간 8시 11분 현재는 2.37% 오른 75.59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브렌트유 선물도 오전 한때 전주 대비 6% 상승한 배럴당 81달러대를 기록해, 심리적 기준선인 80달러를 5개월 만에 상회했다. 브렌트유 역시 현재는 2.4% 내외의 상승폭을 기록하고 있다.
유가 급등 배경에는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핵시설 공습이 있다. 미국은 전날 이란의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에 위차한 핵시설 3곳을 정밀 타격했다. 이에 반발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공식화했다. 이란 의회는 22일 해당 해협의 봉쇄 결의안을 채택하고 정부에 넘겼다.
이란 의회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결의안을 채택, 정부에 넘겼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 요충지로, 봉쇄가 현실화될 경우 세계 경제에 ‘오일 쇼크’를 몰고 올 가능성이 크다.
앞서 JP모건은 JP모건은 “최악의 경우 유가는 배럴당 120~13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OPEC 산유국들의 보복을 유발하며 중동 전역의 원유 공급망을 흔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씨티그룹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브랜트유 가격은 배럴당 약 90달러까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닛세이기초연구소의 우에노 츠요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요구하는 핵 포기를 이란이 쉽게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면서 “보복 공격 등을 통해 중동 정세가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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