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공격'에 금융권 비상대응체제 가동…中企 긴급금융지원도

  • 하나銀, 11.3조 규모 지원…전용 대출 한도 확대

  • KB·신한·우리도 피해 기업 지원 검토…대응 총력

2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내 TV에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내 TV에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하자 금융그룹들이 일제히 최고경영자(CEO) 주재 긴급 회의를 열고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이들 금융사는 피해 중소기업을 선제적으로 지원하고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에 대비해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23일 오전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중동 사태로 인해 경영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총 11조3000억원 규모의 긴급 금융 지원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우선 중소기업을 위한 총 2조원 규모의 '유동성 신속지원 특별프로그램'을 신규로 시행한다. 기존에 운영 중인 '주거래 우대 장기대출' 등 특판대출은 한도를 8조원 추가 증액해 자금을 공급할 계획이다. 최대 2%포인트까지 우대금리가 적용되는 '행복플러스 소호대출' 등 특판대출 한도는 1조3000억원 증액해 소상공인을 위한 별도 금융 지원에 나선다.

KB금융그룹은 이날 오전 양종희 회장 주재로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대응 협의회'를 열고 지주 임원들과 함께 향후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를 점검했다. 그룹 전반에 직접적인 피해는 없으나 글로벌 부문을 포함한 전반적인 금융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자본시장 손익을 일별로 확인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제 유가 급등 시 피해(예상)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도 지속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신한금융그룹도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외환과 자금 시장 등에 대한 유동성 리스크 점검하고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유가 인버스 상품 보유 고객의 손실 리스크를 모니터링하고 글로벌 정기점검 체계를 관리하는 등 신속한 시장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직접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을 위한 다양한 금융 지원 방안을 선제적으로 검토하고 실질적 대응 역량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완 우리은행장도 이날 오전 열린 긴급 임원회의에서 "외화 유동성 관리를 강화하고 수출 피해 기업 등 기업고객에 대한 실질적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기업금융전문가(RM)를 중심으로 수출 피해 기업을 신속히 파악하고 현장 중심의 금융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란의 보복 수위에 따라 금융시장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지금은 이란의 보복 수위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향후 1~2주간 중동 정세 추가 악화 및 변동성 확대를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며 "이란이 중동 지역 내 미국 기지를 공격하거나 호르무즈 해협을 무력 봉쇄하면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선까지 상승하고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