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코드를 작성하는 '바이브코딩'이 개발자뿐 아니라 현업자의 업무 방식까지 바꾸고 있다. 코딩을 전문적으로 하지 않는 직군도 현장의 문제를 정확히 알고 있다면 AI와 대화하듯 필요한 도구를 직접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김기진 넥슨코리아 디렉터는 18일 성남시 판교 넥슨 사옥 1994홀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 2026에서 '바이브코딩으로 오픈월드 게임 개발용 인터랙티브 맵을 만들기까지'를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게임 기획자이자 레벨 디자이너인 김 디렉터는 코딩 경험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AI를 활용해 실제 업무 도구를 제작한 과정을 공유했다. 바이브코딩은 자연어로 설명하면 AI가 코드를 생성·수정해주는 방식의 코딩 과정을 뜻한다.
김 디렉터는 자신을 '코딩은 헬로월드 정도만 해본 수준'의 초심자였다고 소개했다. 그런 그가 바이브코딩에 도전한 배경에는 대규모 오픈월드 게임 개발 과정에서 느낀 업무상 한계가 있었다. 기존에는 파워포인트, 노션, 온라인 이미지 편집 도구 등을 활용해 지도와 기획 정보를 정리했지만 정보량이 늘수록 관리가 어려워졌다. 이미지 수정과 문서 반영, 대형 파일 처리, 팀원 접근 권한 관리에서도 불편이 컸다.
이 과정에서 김 디렉터는 "구글 AI 스튜디오를 통해 바이브코딩의 가능성을 처음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 디렉터는 바이브코딩과 관련해 "코딩 도구나 실력보다는 만들고자 하는 기능과 목적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있는 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떻게 만들 것인가'보다는 '왜 만들어야 하는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향후 AI가 코드를 쓰는 시대에도 무엇을 만들지 정하고, 어디까지 개선할지 판단하는 역할은 여전히 사람에게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가 만든 것은 가로, 세로 10킬로미터(km) 규모의 웹 기반 월드 맵 에디터다. 넓은 게임 지도를 빠르게 확인하고 마을·던전·사냥터 등 기획 정보를 팀원들과 공유하기 위한 도구로, 게임 엔진을 직접 실행하지 않아도 웹에서 지도를 보고 필요한 정보를 표시하는 것이 그의 목적이었다.
김 디렉터는 "바이브코딩으로 툴을 만들었지만 여러 시행착오도 있었다"며 바이브코딩의 핵심을 '반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처음부터 완벽한 결과물을 기대하기는 어려우며 문제를 발견하고 원하는 방향 설명하고 이를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 역시 완성한 툴을 팀원들과 공유하자 화질이 낮거나 다른 사람의 작업물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문제가 다수 드러났다.
그는 "더 좋은 AI 모델이나 더 많은 토큰이 있다고 모두 좋은 결과물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라며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와 어느 정도까지 완성되면 괜찮을지 결과물을 판단하는 기준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바이브코딩 과정에서 나타나는 토큰 관리에 대한 질문에 대해 김 디렉터는 "비용 자체를 줄이는 것보다 시행착오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김 디렉터는 "챗GPT를 사용하며 매월 100달러 가량을 지출한다고 하면 주변에서 이를 듣고 놀란다"며 "다만 실제 업무에 활용해보면 그 비용이 반드시 비싸다고만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 응답을 짧게 만들거나 장황한 설명을 줄이는 것도 토큰 관리의 한 방법으로 소개했다.
김 디렉터는 "질문의 설계를 통해 시행착오를 줄이는 것이 토큰 관리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무엇을 만들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방향을 계속 바꾸면 더 많은 토큰과 시간이 소모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그는 "AI에 요청하기 전에 만들고 싶은 결과물과 기능, 판단 기준을 분명히 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용 절감보다 결과물의 완성도와 작업 효율을 우선해야 한다는 취지로 "토큰은 아끼는 게 아니라 써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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