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분기 제조업 경기가 기준선인 100을 또다시 밑돌며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수출 회복과 정책 기대에도 불구하고 관세 리스크, 내수 침체, 글로벌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반도체와 화장품은 선방했지만 철강과 자동차는 체감경기 하락이 두드러졌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9일 전국 제조업체 2,186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5년 3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에 따르면, BSI는 전분기보다 소폭 오른 81을 기록했지만 기준선 100을 16분기 연속 밑돌았다.
기업들은 수출 회복에 일부 기대감을 보였으나, 미국의 관세 확대와 중동 리스크, 내수 부진 등 구조적 부담이 여전하다고 답했다. 기업 규모별 BSI는 대기업 89, 중견기업 77, 중소기업 81로 집계됐다.
반면 철강은 67로 대미 수출 감소와 중국·일본산 제품의 국내 유입 증가가 악재로 작용했다. 자동차는 76으로 관세 부담과 글로벌 수요 둔화가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 부품도 함께 하락하며 업황 악화가 뚜렷했다. 정유·석유화학은 유가 변동성과 산업 전반의 침체로 72에 그쳤고, 비금속광물은 건설경기 부진 여파로 51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업종 구조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반도체와 식음료 업종의 개선 효과로 제주가 유일하게 100을 기록했고, 강원도 관광 수요 회복 기대에 힘입어 97로 집계됐다. 반면 인천은 건설과 자동차·기계장비 업종의 부진으로 63에 머물렀고, 대구(64), 경북(69)은 철강과 섬유 업종 침체가 반영됐다. 울산(75), 경남(79)은 자동차·석유화학 업황 둔화가 지속됐고, 전남(83)은 글로벌 수요 위축과 석유화학 공급과잉 여파가 컸다.
상반기 실적 목표 달성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54.1%가 "달성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16.4%는 목표 대비 10% 이상 미달했고, 37.7%는 10% 이내 미달했다고 밝혔다. 목표를 달성하거나 초과한 기업은 33.3%에 그쳤다.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은 내수 부진(64.7%)으로 나타났으며, 원자재 가격 상승(30.9%), 해외 수요 감소(23.8%), 환율 변동(19.3%), 관세 조치(18.0%) 등이 뒤를 이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일부 업종에선 개선 조짐이 있지만, 제조업 전반은 여전히 구조적 어려움에 묶여 있다"며 "통상 리스크와 내수 침체 대응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 노후 설비 교체와 고효율 신제품 개발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가 하반기 경기 회복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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