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8일(현지시간) 만료되는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기한을 앞두고 베트남과 미국이 무역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은 조화롭고 균형적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29일 베트남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28일 팜민찐 베트남 총리는 경제·통상·투자 회의를 개최하고 “베트남은 국제법과 양자 간 약속을 존중하며 핵심 이익을 지키는 범위에서 조화로운 해법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제도 및 무역 분야의 장애물을 해소하기 위해 양측 간 대화와 협력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찐 총리는 “국제 및 지역 정세가 빠르고 복잡하게 변하고 있지만, 베트남은 올해 경제성장률 8% 달성을 목표로 물가 안정, 거시경제 균형 유지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미국을 포함한 전략적 파트너와의 관계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보복관세 부과를 유예하고 베트남과의 무역 협상 개시를 공식화하자, 베트남 정부는 응우옌홍지엔(Nguyen Hong Dien) 상공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정부 무역협상단을 구성했다. 협상단은 지난 5월부터 미국 측과 기술적 실무 협의를 이어오며 양자 무역 협상의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지엔 장관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및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화상회의를 통해 상호 무역협정의 남은 쟁점을 조율하고 원산지 규정, 세제 혜택, 글로벌 공급망과 연계한 현실적 운영 방안 등을 논의했다.
지엔 장관은 “베트남은 미국과 함께 투명하고 현실적이며 차별 없는 원산지 규칙을 만들어 기업 활동을 촉진하고 싶다”며 “미국이 보복관세 정책을 재검토하고 베트남의 주요 수출품 시장 접근성을 확대해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러트닉 장관과 그리어 대표는 베트남 측의 성의 있는 노력과 전향적인 접근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이는 미국이 세제 정책을 조정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라고 화답했다. 양측은 조속한 협상 타결을 통해 실행력 있는 균형 협정을 만들어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그리어 대표는 “USTR은 관련 자료를 신속히 준비해 베트남과의 추가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양국이 남은 쟁점을 조속히 매듭지어 베트남·미국 경제 관계의 안정적 성장 기반을 마련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은 내달 8일 만료되는 90일간의 상호관세 유예 시한을 앞두고 베트남을 비롯해 한국, 일본 등 주요 교역국들과 협상을 마무리 짓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국가들에 최대 50%의 관세가 적힌 서한을 일방적으로 발송할 것이라며 압박 강도를 높였다.
전문가들은 베트남이 이번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함으로써 양국 기업의 이익을 확대하고 정치·전략적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국의 전략적 균형을 맞춘 무역 협력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양국 관계 발전의 견고한 토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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