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핵 협상에 복귀시키기 위한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언론 보도를 재차 반박했다. 주유엔 이란 대사는 자국의 핵농축은 평화 목적으로만 사용된다며 절대 멈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바보 같은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따라 수십억 달러를 지원했던 오바마(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와 달리 나는 이란에 아무것도 제안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이란의 핵시설을 완전히 무력화했기 때문에 그들과 대화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지난 26일 미 CNN 방송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민간용 핵 프로그램 구축을 위해 200억~300억 달러(약 27조∼40조원)를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또 CNN은 이란이 자체적으로 우라늄 농축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조건으로 일부 국제 제재를 해제하고 60억 달러(약 8조원) 규모의 해외 동결 자금을 풀어주는 방안도 검토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 이 보도에 대해 “터무니없는 사기극”이라거나 “가짜뉴스”라고 일축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인 2018년 오바마 정부에서 도출된 JCPOA에서 탈퇴했다. JCPOA는 이란이 핵물질과 핵물질 제조시설을 줄이고 핵시설을 국제 통제하에 두는 대가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탈퇴 당시 JCPOA에 대해 이란 정권이 악의적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현금을 제공한 생명줄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대사는 29일 미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핵농축은 오직 평화적 에너지 목적으로만 허용된다며,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라늄) 농축은 우리의 권리로 양도할 수 없는 권리”라며 “우리는 이 권리를 행사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라바니 대사는 이란은 미국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지금은 협상에 적절한 조건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무조건적인 항복은 협상이 아니다”라며 미국이 이란에 정책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으로부터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이나 협상을 위한 요청도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라바니 대사는 “그들이 협상 준비가 됐다면, 우리(도) 준비됐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에게 명령하고 싶다면 그들과 어떠한 협상도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와 함께 그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과 사찰단에 대한 이란의 위협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강경 보수 성향의 이란 신문 케이한은 그로시 사무총장이 이스라엘의 스파이라며 그를 체포, 처형해야 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IAEA 사찰단은 현재 이란에 머물고 있지만 이란 핵시설에는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라바니 대사는 이란 의회가 IAEA와의 협력을 중단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 “우리의 평가는 그들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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