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일반 식당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논알코올 음료. 보통 '0.0'·'제로' 같은 수식어를 달고 나오는 제품들이다. 논알코올' 또는 '무알코올'로 불리며, 국산·수입 브랜드별 제품도 다양하다. 헬시 플레저 열풍과 맞물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같은 논알코올 인기가 높아지고, 취급처도 넓어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말 '주류 면허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공포되면서 종합 주류 도매업자가 논알코올 음료를 주류와 함께 음식점에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마트나 온라인 채널에서만 구매 가능했던 논알코올 음료를 요즘은 일반 식당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 이유다.
통상 논알코올과 비알코올은 같은 의미로 쓰이는데, 보통 0.05% 미만의 알코올이 검출되는 제품에 붙인다. 오비맥주 '카스 0.0'가 대표적이다. '호가든 0.0'과 '하이네켄 0.0', '기네스 0.0' 등도 여기에 속한다. 무알코올은 알코올이 아예 없는 제품이다. 무알코올 대표 제품 중에서는 '하이트 제로'와 '클라우드 제로' 등이 있다.
알코올 함량(ABV) 차이는 제조 방식에서 기인한다. 논알코올(비알코올)은 맥주와 동일한 발효·제조 과정을 거쳐 맥주를 만든 후 알코올 분리 공법을 통해 알코올만을 제거한다. 그래서 극미량의 알코올, 보통 0.01~0.05%가 남는다. 카스 0.0과 하이네켄 0.0 등은 맥주 제조사에서 제품을 만들어서 알코올을 제거한다.
반면 무알코올은 탄산음료를 만드는 방식과 비슷하다. 음료에 맥주와 비슷한 향을 첨가해 제조하는 것으로, '맥주맛 음료'로 보면 된다. 하이트 제로와 클라우드 제로는 각 사 음료법인 공장에서 만든다.
알코올 함량 0.05% 미만 맥주도 많이 마시면 취하는지 실험해 보는 소비자도 있다. 사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에도 알코올이 미량 들어있는 경우는 흔하다.
한국인 밥상에 매일 오르는 장류가 대표적이다. 된장·간장·고추장에는 미량의 알코올이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발효식품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제조 방식과 주정 첨가 여부에 따라 샘플별로 차이를 보였지만 된장에는 0.45%, 간장은 1.11%, 고추장은 1.39%의 알코올이 평균적으로 검출됐다.
독일 카이저슬라우테른공대 연구진들이 2016년 학술지에 게재한 '일반적인 식품에 들어 있는 알코올 함유량' 관련 논문을 보면 잘 익은 바나나에는 0.04%, 식빵엔 0.1~0.3% 정도의 알코올이 들어있다.
모두 논알코올 맥주보다 함량이 많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빵이나 바나나, 된장, 고추장 등을 먹고 취하는 경우가 없듯 알코올 반응을 걱정할 정도의 함유량은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알코올 반응도 없는 수준이고 법적으로 음료수로 분류되더라도 마트나 온라인에서 살 때는 성인인증이 필요하다. 식당에서도 미성년자에게 판매할 수 없다.
논알코올 음료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논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는 2021년 415억원에서 2023년 644억원으로 2년 만에 55.2% 성장했다. 2027년에는 946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맞춰 맥주 업체들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식당·주점을 목표로 한 '카스 0.0'와 '카스 레몬 스퀴즈 0.0' 병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기도 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논알코올 음료 시장의 본격적인 확대가 시작된 만큼 소비자도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며 "새로운 음주 트렌드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통해 건전한 음용 문화가 정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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