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현지매체 베이징바오와 홍성신문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4시쯤(현지시간) 지린성 331번 국도에 다소 마른 체형의 야생 백두산호랑이 한 마리가 나타났다. 해당 호랑이는 도로를 천천히 가로지른 뒤 되돌아서 도로를 따라 한참을 걷다가 인근 산으로 들어갔다.
이 장면은 한 운전자가 휴대전화로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퍼지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화제가 됐다. 영상에는 호랑이와 마주친 오토바이 한 대가 무사히 지나가고, 반대편 차량 운전자가 놀란 듯 차를 세우고 촬영하는 모습도 담겼다.
백두산호랑이는 시베리아호랑이(중국명 둥베이후·東北虎)의 일종으로, 중국 동북지역과 백두산 일대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이다. 이번에 목격된 지역은 약 1만4100㎢ 규모의 시베리아호랑이 및 표범 국립공원 경계 지대로, 최근 생태계 복원 노력에 따라 야생 호랑이의 출몰 빈도가 늘고 있다.
중국 네티즌들도 “진짜 보면 얼마나 무서울까”, “먹을 게 없어서 도로까지 나온 건 아닐까”라며 우려와 놀라움을 동시에 나타냈다.
현지 산림 당국은 “봄과 여름철은 야생 호랑이들이 자주 출몰하는 시기”라며 “도로에서 호랑이를 마주친 경우 절대 차량 밖으로 나가지 말고,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천천히 움직이면서 현장을 벗어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재 이 지역에는 약 50여 마리의 야생 백두산호랑이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당국은 이들의 동선을 추적하면서 주민 피해 방지와 생태계 보존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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