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중국이 오는 28~29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양국간 관세 유예 마감 연장을 목표로 세 번째 고위급 무역회담을 가진다. 다만 미국이 중국의 러시아·이란산 석유 구매 문제 등 지정학적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는다면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22일(현지시각)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다음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중국과 무역협상을 진행한다며 다음 달 12일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관세 유예 마감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중간 초고율 관세 인하를 연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 셈이다. 앞서 미국과 중국은 지난 5월 중순 스위스 제네바 회담에서 협상을 지속하기 위해 양측이 서로 부과한 고율의 관세 대부분을 90일 동안 유예하기로 했다. 그 마감일이 8월 12일이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과 무역(협상)이 좋은 상태"로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다만 그는 "두 나라(미국과 중국)가 함께 할 수 있는 다른 사안들도 많이 논의할 것"이라며 중국의 러시아 및 이란산 원유 구매 등이 의제에 포함될 수 있음을 시사해 중국 측 반발도 예상된다.
이는 미·중 협상의 초점이 관세에서 중국의 대러시아와 이란 관계 등과 같은 지정학적 문제로 옮겨가고 있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뤼샹 중국 사회과학원 미국문제전문가는 23일 중국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를 통해 "미국이 이 문제로 중국에 압력을 가한다면 새로 구축된 양국간 무역협상 메커니즘이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고도 경고했다. 그는 "미국이 무역 협상을 지정학적 도구로 사용해 중국이 미국의 지정학적 입장에 적응하도록 압박하려 하는데, 이는 양국이 협상 메커니즘을 구축하려던 당초 의도와 완전히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신창 상하이 푸단대 국제학 교수도 23일 관찰자망을 통해 "중국은 미국이 관세 이외의 다른 쟁점을 협상에 끼워 넣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중국은 러시아와 이란과의 관계와 거래는 광명정대하며 국제법에 부합한다고 여기는 만큼 관세를 인하하기 위해 이 문제를 놓고 미국과 타협할 가능성은 낮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은 22일 밤 미국 화학회사 듀폰에 대한 반독점 위반 혐의 조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조사 중단의 이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협상 전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화해 제스처'로 풀이됐다. 중국은 앞서 4월 2일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34% 상호관세를 발표한 데 따른 맞불 대응으로 이틀 뒤인 4일 듀폰에 대한 반독점 조사 개시를 발표했다. 미국도 최근 중국에 대한 칩 설계 소프트웨어(EDA) 판매 금지 조치를 해제하고 엔비디아 H20칩의 중국 수출을 허가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중국 방문이 "그리 멀지 않았다"고 언급하며 그의 방중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특히 무역협상이 타결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이 성사될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전에 별도로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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