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을 방문한 여야 국회의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에 관세 문제를 포함한 통상 협상을 '패키지딜' 방식으로 조속히 타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22일(현지시간) 국회 한미의원연맹 소속 여야 의원들로 구성된 방미단은 브루스 웨스터먼 미 하원의원(공화·아칸소)을 만나 이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고 특파원 간담회에서 밝혔다. 하원 천연자원위원장이기도 한 웨스터먼 의원은 이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한국 의원들의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 의원단은 현재 진행 중인 한·미 통상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 짓고, 향후 한·미 정상회담도 준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미국 재무부, 상무부, 무역대표부(USTR), 국무부, 국방부 등에서 개별적으로 제기하는 요구 사항들을 하나로 묶어 한국과 패키지딜 방식으로 주고받는 '굿딜'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는 관세 문제는 물론, 농식품 검역과 온라인 플랫폼 규제 등 비관세 장벽, 기업 투자 및 조선·에너지 분야 협력,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등 다양한 현안을 하나의 테이블에 올려놓고 주고받는 방식을 거론한 것이다.
특히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 반도체 등 트럼프 대통령이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했거나 실제 부과한 주요 품목들에 대해서는 한국 주력 산업에 타격을 줄 수 있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점도 분명히 전달했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조정식 공동단장은 "새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와 대한민국 국회는 한·미 관계를 가장 중시하고 있으며, 현재 진행되는 한·미 협상이 상호 호혜적으로 조속히 타결되기를 기대한다"는 의원단 공동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나경원 공동단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내 측근으로 꼽히는 빌 해거티 상원의원(공화·테네시)과의 면담 내용을 거론하며 미국 시설 투자를 위한 원재료 수입에도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문제 제기하자 "미국 사탕수수로 만든 에탄올" 등 현지 조달 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 같은 구체적인 조건을 요구받았다고 전했다.
이번 방미 의원단은 민주당 조정식·서영교·소병훈·김영배·이정헌·김남희 의원, 국민의힘 나경원·이헌승·송석준·조정훈·한지아 의원,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등 13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오는 24일까지 미국 상·하원 의원들을 연쇄적으로 만나 의견을 전달하고, 조지아주 서배너에 위치한 현대차 공장을 방문하고 브라이언 캠프 주지사와 면담을 진행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
앞서 방미단은 전날에는 한반도 문제 주요 전문가들과 관세 이슈 등 한·미 관계 현안과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한·미 관계 발전 방향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