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섭의 MONEY!부동산] '수천 대 1' 경쟁률인데 우르르...대출 규제에 '공공주택' 뜬다

사진한국토지주택공사LH
남양주왕숙 A-1블록 조감도 [사진=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출을 강력하게 옥죄는 6·27 대책 시행 이후 부동산 시장의 관망세가 심화하는 가운데 하반기 공공분양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출 규제 이후 자금 마련 문턱이 높아지면서 벌써 인기 단지는 수천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수요가 빠르게 모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 여파로 민간 아파트 시장의 관망세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입지, 가격 경쟁력을 갖춘 공공분양으로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며 세부적인 내 집 마련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 하반기 경기도 남양주 왕숙과 과천 주암 등에서 1만6000가구를 공급한다. 3기 신도시인 남양주왕숙 공공주택지구(지구)에서 첫 번째 본청약이 이뤄지고 ‘준강남’으로 꼽히는 과천에서도 공공분양 물량이 풀린다. 최근 수도권 주택 시장이 6·27 대출 규제 이후 일정 정도 안정화된 상황이지만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승 압력이 여전한 만큼 공공에서 선도적으로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하반기 공공주택 물량이 대거 쏟아지면서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낮고, 가격과 입지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공공분양이 실수요자들에게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집값을 잡기 위해 대출을 크게 옥죄면서 정책 대출도 영향을 받았고, 실수요자들 입장에서 자금 마련이 매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정책대출 대출한도를 유형별로 20% 줄였다. 일반 디딤돌 대출은 현행 2억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신혼 등 디딤돌 대출은 4억원에서 3억2000만원으로, 신생아대출은 5억원에서 4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미 IAU교수)은 “대출규제 이후 정책 대출까지 줄어들면서 자금 마련이 더 어려워진 환경”이라며 “공공분양은 가격 경쟁력이나 입지 측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실거주를 목적으로 한다면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올해 들어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공공분양 단지들은 청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시장 반응은 즉각 나타나고 있다. 3기 신도시 내 주요 지역에서 분양된 공공분양 단지들은 이미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기 하남교산 공공택지지구에 공급하는 '교산 푸르지오 더퍼스트'는 일반 공급 청약에 약 5만3000명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이 263.3대 1을 기록했다. 앞서 186가구 규모로 진행한 특별공급에도 2만5012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34.5대 1을 기록했다. 특별공급과 일반청약을 합하면 청약 신청자 수는 총 7만7932명에 달한다. 올해 2월 공급된 고양 창릉 A4·S5·S6블록은 일반공급 610가구 모집에 3만2451명이 접수해 평균 53.3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달 청약을 진행한 고양 장항지구 S-1블록은 특별공급 123가구 모집에 7000명이 넘는 신청자가 몰리며 역시 흥행했다. 

공공임대 시장도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최근 LH가 진행한 경기도 과천지식정보타운 10년 공공임대(S-7블록) 청약에는 10가구 모집에 1만8284명이 몰리며 1828.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84㎡로 공급되고, 10년 거주 후 시세의 약 70% 수준으로 분양 전환이 가능한 조건이 관심을 끈 것으로 풀이된다.

하반기 주목할 단지로는 이달 주택전시관을 개관하고 본격 분양에 나서는 남양주왕숙 지구(A-1·A-2블록)가 꼽힌다. 남양주왕숙 A-1·A-2블록 공급 물량은 총 1030가구다. 3기 신도시 중 최대 규모인 왕숙지구는 GTX-B노선 수혜 핵심지로 손꼽히며, 인근에는 풍양역(진접2지구내) 4호선·9호선 연장선이 개통될 예정이라 서울 및 수도권 주요 지역까지 빠르게 접근 가능해 수요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남양주진접2 지구에서도 신혼희망타운(A4블록) 255가구와 공공분양(A1블록) 920가구 등 총 1175가구가 청약에 나선다. 뉴홈 선택형의 1호 본청약도 화성동탄2 지구에서 나온다. 이 유형은 임대주택으로 6년 동안 먼저 거주한 뒤 분양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공공주택이다. 8월에는 과천주암 신혼희망타운(C2블록) 물량 686가구가 공급된다. 강남권 접근성이 좋아 청약 열기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과 대출 규제까지 겹치며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가장 우선적으로 볼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며 "예비청약자의 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들어 분양가가 낮은 택지지구 단지의 인기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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