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대 금융지주가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올 상반기에만 10조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부담이 소멸됐고,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따른 견조한 성장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의 상반기 당기순이익 합은 10조32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4% 증가했다. 이는 직전 최고 수준이었던 지난해 상반기(9조3526억원) 기록을 뛰어넘는 수치다.
지난해 지주사 실적에 직격탄을 날린 홍콩 H지수 ELS 손실 부담이 사라진 기저효과가 긍정 영향을 미친 데다가 환율 하락과 지수 상승 등으로 비이자이익 비중이 늘어난 것이 전체 수익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시장금리 하향 조정으로 이자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수수료 등 비이자부문의 수익이 실적 급감을 막아줬다는 의미다.
KB금융은 분기 기준 최초로 1조원 이상의 순수수료이익을 달성하며 그룹 실적을 뒷받침했고, 신한금융도 올 2분기 비이자이익이 처음으로 30%를 넘어서며 견조한 이익 구조를 만들었다.
그룹사별로 살펴보면 상반기에도 리딩금융그룹 자리는 KB금융이 차지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만 3조4357억원을 시현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8% 증가했다. 앞선 반기 기준 최대치인 2023년 3조76억원을 큰 폭으로 경신했다.
신한금융은 상반기에만 3조원 넘는 역대 최대 순이익(3조374억원)을 거두며 반기 기준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2조7470억원) 대비 10.6% 불었다. 하나금융(2조3010억원) 역시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2조3000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우리금융은 1조5513억원으로 4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1분기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과 미래 성장 투자 확대에 따른 판매관리비 증가가 실적에 반영된 영향이다.
상반기 실적을 바탕으로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연간 순이익도 사상 최대 규모를 경신할 가능성이 커졌다. 증권가에서는 이들의 연간 순이익 전망치 합계가 18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주사별로는 △KB금융이 지난해 5조286억원에서 올해 5조6152억원으로 11.7% △신한금융은 4조5582억원에서 5조845억원으로 11.5% △하나금융은 3조7685억원에서 4조158억원으로 6.6% 성장하는 등 모두 순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우리금융만 일회성 비용 증가 등으로 3조1715억원에서 3조195억원으로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4대 금융 순이익 합계는 지난해 16조5268억원에서 올해 17조8250억원으로 8% 가까이 증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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