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본궤도에 진입하면서 건설사 간 경쟁 윤곽도 뚜렷해지고 있다. 대교아파트가 ‘여의도’라는 입지 상징성이 큰 만큼 건설사들은 수익 외에도 브랜드 가치를 보여줄 '전략적 수주지'로 여기고 있다.
3일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대교아파트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롯데건설의 현수막들이 단지 곳곳에 걸려 있었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두 건설사가 대교아파트에 가장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합원들 입장에서도 대형 건설사의 입찰 경쟁을 바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비업계에서는 대교아파트 수주에 성공할 경우 향후 시범아파트 등 여의도 내 다른 재건축 단지들로의 수주 확장에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고 보고 있다. 그만큼 전략적 의미가 크다는 의미다. 삼성물산은 여의도에 첫 '래미안' 브랜드 진출을 목표로 참여 의지를 보이고 있고, 롯데건설도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을 적용한 입찰 참여를 검토 중이다.


1975년 준공한 대교아파트는 12층 576가구 규모로, 재건축 후에는 지하 5층~지상 49층, 4개 동, 총 912가구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지난달 중순 열린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 설명회에는 삼성물산, 롯데건설을 비롯해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금호건설 등 7개 건설사가 참석했다.
대교아파트는 여의도초·여의도중과 맞붙은 한강변 '노른자 입지'를 가졌다.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과 가깝고, 단지 근처 원효대교를 이용하면 용산 방향으로의 접근성도 뛰어나다. 교통·교육·조망 삼박자를 갖춘 고급 주거지로 평가받는다.
대교아파트는 2023년 신탁 방식을 포기하고 조합 체제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정비사업에 속도가 붙었다고 조합과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대교아파트 한 조합 관계자는 "다른 조합에선 1~2년 걸리는 추진위원회와 조합 설립까지 1년도 걸리지 않았고,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도 마찬가지"라며 "(내부적으로) 절차가 굉장히 빠르게 진행된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교아파트는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자문과 정비계획을 동시에 진행하는 자문사업(패스트트랙) 첫 번째 사업장으로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고 있다. 사업시행계획인가, 관리처분계획 인가 및 이주와 철거를 거쳐 2029년 착공, 2030년 입주 목표가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조합은 입찰 마감일을 9월 2일로 정했고, 10월 18일 예정된 조합원 총회에서 최종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물산과 롯데건설 관계자들은 "(대교아파트 입찰을) 관심 있게 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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