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써도 멀리 못가"…금감원, 기약 없는 원장 임명에 '초긴장 모드'

  • 두 달 넘게 공백인 금감원장에…8월 부랴부랴 여름휴가

  • 8월 중순경 부임 가능성…감독체계 권한 등 리더십 구멍

참고 이미지 사진챗GPT
참고 이미지 [사진=챗GPT]

기약 없는 신임 원장 임명에 금융감독원 부서장들이 여름휴가도 멀리 가지 못하며 초긴장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8월 중순경 취임설이 제기되지만, 이마저도 가능성에 그치면서다. 수장 공백이 길어지자, 리더십에도 구멍이 생겼다며 내부에선 아쉬움의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 부서장들은 대부분 이번 주를 전후로 여름휴가를 쓰기 시작했다. 6월 초 이복현 전 금감원장이 퇴임한 직후 신임 금감원장이 곧 부임할 것이란 관측에 7월에도 눈치를 보며 휴가를 쓰지 못한 탓이다.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이번 주 여름휴가를 보낼 예정이다. 다른 부원장이나 부원장보, 국장 등 부서장들 역시 이번 주나 다음 주 중 대부분 휴가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하 평직원의 경우 비교적 신임 원장 부임 이슈에서 자유로운 만큼 9월에 휴가를 계획하는 이들도 있다.
 
다만 부서장들은 휴가를 편히 보내진 못한다는 분위기다. 언제 신임 금감원장이 부임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해외 등 멀리 가긴 힘들다는 뜻이다. 이에 대부분 집에서 조용히 쉬거나, 언제라도 업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수도권과 가까운 국내에서 휴가를 보낸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내부에선 신임 원장이 부임하는 시기를 8월 중순경으로 예상한다. 금융감독체계 개편 등을 포함해 국정과제를 논하는 국정기획위원회 운영이 오는 14일부로 끝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이 확정되면 금감원장도 임명될 것이란 전망이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금융위원장이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달 18~21일 사이엔 전국적으로 을지연습이 예정돼 있어 취임 일정이 더 밀릴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을지연습은 국가비상대비태세를 확립하는 국가위기관리 종합훈련으로, 통상 을지연습 땐 금감원장을 비롯해 부서장 등이 함께 회의하는 등 본 업무보단 훈련에 집중한다. 이에 을지연습을 앞두고 취임하는 건 아직 금감원장이 업무를 익히지 못한 상황에서 애매할 수 있다.
 
금감원장 공백이 두 달을 넘어가자, 내부에선 리더십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감독체계 개편 등 주요 금융기관이 권한 다툼을 하며 무엇보다 수장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인데, 대행 체제로 인해 정부에 대한 의견 피력이 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임명이 늦어진 탓에 추후 신임 금감원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점차 쌓여가고 있다. 특히 올해 초 이후 단행하지 않은 인사로 부서 이곳저곳에 자리가 비어 보충 인사가 시급하다. 지난달 24일부로 퇴직한 함용일 부원장 자리도 채워야 하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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