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빈그룹 지분 6.05% 전량 매각…1조원대 투자 실탄 확보

  • 6년 만에 원금 이상 회수…"미래 사업 협력 관계 유지"

SK서린사옥 사진SK그룹
SK서린사옥 [사진=SK그룹]

SK그룹이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 빈그룹(Vingroup)의 보유 지분 6.05%를 전량 매각했다. 투자 원금 1조1000억원 이상을 6년 만에 회수하면서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매각 대금은 지주사 SK㈜로 유입돼 반도체·인공지능(AI)·에너지솔루션 등 그룹의 미래 핵심 사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는 2025년 1월부터 8월 초까지 베트남 현지 투자법인 'SK 인베스트먼트 비나 Ⅱ'를 통해 보유 중이던 빈그룹 지분 전량(6.05%)을 제3자에게 매각했다. 거래는 '기관투자자 간 장내매매(put-through trade)' 방식으로 분할 진행됐다.

SK는 2019년 약 1조1000억원을 투자해 빈그룹의 4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당시 빈그룹 주가는 주당 약 3만9000베트남동(VND)이었으나, 2025년 8월 초 기준 주당 10만4000VND까지 상승하며 161% 급등했다. SK는 이 같은 주가 흐름과 환율 변화 등을 면밀히 검토해 매각 시점을 전략적으로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베트남 동보다 더 크게 하락하면서 상당한 환차익도 발생했다.

SK는 1월에 보유 지분의 약 22%를 먼저 매각해 약 1200억원을 회수했고, 이후 남은 78%는 평균적으로 4배 가까운 가격에 처분했다. 전체 회수금은 1조3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시장은 추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SK의 이번 엑시트 시점이 절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빈그룹의 전기차 자회사 '빈패스트(VinFast)'는 2023년 미국 나스닥 상장 직후 한때 시가총액이 포드, GM을 넘어서며 급등했지만, 실적 부진과 자금 소진 우려로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빈그룹 자체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지만, 전기차 사업 중심의 기업가치가 과대평가됐다는 분석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SK는 이 같은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기 전 고점에 수익을 극대화하며 전략적으로 철수한 것으로 해석된다.

회수한 자금은 SK㈜에 유입돼 그룹 차원의 미래 투자 재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SK는 최근 반도체, AI, 에너지솔루션 등 핵심 사업에 대한 선제적 리밸런싱을 추진 중이며, 재무 건전성 강화와 함께 신규 투자 여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SK 관계자는 "이번 지분 매각과는 별개로 빈그룹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유지할 계획"이라며 "베트남의 높은 성장 가능성과 그룹의 신성장 전략 간 시너지를 고려해 협력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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