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가' 첨병 한화, 오스탈 암초에 휘청...HD현대는 美 MRO 진출

  • 한화, 호주 정부 견제로 오스탈 인수 제동

  • 한화, 美 방산·조선 시장 진출 계획 차질

  • 현대HD는 마스가 첫 성과 내놔....MRO 사업 따내

오스탈의 미국 모빌 조선소 전경
오스탈의 미국 모빌 조선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한화그룹의 오스탈 인수가 호주 정부의 제동으로 빨간불이 켜졌다. 미국 조선·방산 업계에서 존재감을 키우려던 계획에 난항이 예상된다. 

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스탈은 자회사 설립 소식을 전하며 한화의 인수 작업에 딴지를 걸었다. 오스탈이 호주 정부와 중형 상륙정 18척, 대형 상륙정 8척을 건조하는 전략적 조선 계약(SSA)을 맺고 신규 자회사 '오스탈 디펜스 십빌딩 오스트레일리아'가 호주 정부의 전략적 조선업체(티어 2)로 지정됐다는 게 골자다.  

향후 제3자가 오스탈 지분을 20% 이상 확보할 경우 호주 정부는 신설 자회사 지분을 강제로 매입할 수 있다. 전략 기업의 해외 매각을 막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한화는 수년간 오스탈 인수에 적극적이었다.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와 더불어 미국 현지에서 상선과 군함을 모두 건조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스탈은 미국 해군의 연안 전투함 생산 이력이 있다. 미국 앨라배마 조선소에서 핵잠수함을 건조하는 등 주요 사업은 미국에서 벌이고 있어 한화의 현지 함정 시장 진출에 중요한 교두보로 평가된다. 이런 이유로 한화는 최근 한·미 관세 협상을 통해 출범한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주도할 핵심 기업으로 손꼽히기도 했다. 

한화는 지난 3월 공개매수를 통해 오스탈 지분 9.9%를 확보한 데 이어 호주 외국투자심사위원회(FIRB) 승인을 얻어 19.9% 이상의 지분을 매입할 계획이었으나 오스탈과 호주 정부의 반대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한화는 오스탈 지분 인수가 경영권을 노린 포석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마스가 프로젝트 주도권 유지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방산 업계 관계자는 "호주 정부가 오스탈 경영권을 외국 자본에 빼앗기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북미 협력을 위한 지분 확대라는 한화의 논리가 호주 정부에도 통할지 미지수"라고 전했다. 

반면 마스가 프로젝트 '투 톱'으로 꼽히는 HD현대중공업은 이날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따내며 한화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이번 수주는 한·미 관세 협상 타결 후 첫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HD현대중공업은 미 해군 7함대 소속 4만1000t급 화물보급함 'USNS 앨런 셰퍼드함'의 정기 정비 사업을 수주했다. USNS 앨런 셰퍼드함은 길이 210m, 너비 32m, 높이 9.4m 규모로 지난 2007년 취역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는 "이번 수주는 우리 정부가 마스가를 제안한 뒤 이뤄진 첫 수주"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조선 기업으로서 최선을 다해 성공적으로 MRO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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