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조작' 주장에…미국 월간 고용지표 110년만에 발표 중단되나

  • 노동통계국장 지명자 "문제 수정될 때까지 월간 고용보고서 발행 중단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명한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BLS) 국장 후보자가 연방정부의 월간 비농업 고용보고서 발행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1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E.J. 앤토니 노동통계국 국장 지명자는 11일 폭스뉴스 디지털과의 인터뷰에서 “문제가 수정될 때까지 노동통계국은 월간 보고서의 발행을 중단해야 한다”며 “시의성은 떨어지지만 더 정확한 분기 보고서는 계속 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월가에서부터 정계에 이르는 주요한 의사결정권자들은 이 숫자(보고서)에 의존하는데 이 데이터에 대한 신뢰의 결핍은 심대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고용보고서가 의도적으로 조작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최근 대규모 하향 수정은 낮은 설문 응답률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어떻게 계획을 세우고, 연준이 어떻게 통화정책을 수행하겠는가? 경제에서 일자리 증감 현황을 모르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WP는 수십 년간 기업과 정책 입안자들이 노동시장과 경제 전반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사용해온 자료가 일시적으로 사라질 수 있는 조치라고 짚었다. 1915년부터 매달 발표돼온 월간 고용보고서는 신규 일자리 수와 실업률 등 미국 노동시장 동향을 가늠하는 중요 지표로, 산업계·투자자·정책 당국·연방준비제도(연준) 등이 주요 참고 자료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고용보고서는 통상적으로 매월 첫번째 금요일에 전월 고용 상황을 집계해 발표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 내 고용의 80%에 달하는 폭넓은 집계 범위와 함께 빠른 시의성으로 말미암아 미국 경제 동향 파악에 있어 매우 높은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발표된 고용보고서의 경우, 일자리 수가 예상치(10만6000개 증가)에 못미치는 7만3000개 증가를 기록했다. 그보다 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5월 비농업 일자리 증가 수가 14만4000명에서 1만9000명, 6월 수치는 14만7000개에서 1만4000개로 대폭 하향 조정됐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발표 직후 정치적 목적으로 보고서를 조작했다고 주장하면서 에리카 맥엔타퍼 노동통계국 국장을 해고했다.
 
백악관은 월간 고용보고서 발행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월간 고용보고서가 계속 발행될 계획인지를 묻는 기자들 질문에 “그게 희망 사항”이라며 “이 월간 보고서가 미국인들이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가 되기를 바란다”이라고 답했다.
 
조 브루수엘라스 RSM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월간 보고서 중단은 심각한 비강제적 오류”라며 “일자리 시장 데이터의 정치화에 대한 비판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자산 종류 전반에 걸쳐 변동성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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