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고 차가 막혀도, 자녀 기숙사 입주에 진심인 美 학부모

  • 美 대학 캠퍼스, 8월 중하순부터 신입생 입주로 '분주'

19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립대 기숙사 앞에 학교 측이 준비한 바구니와 표지판 등이 배치돼 있다 이날부터 학부 신입생 1만명 가량이 학내 기숙사 27곳에 입주한다 사진이현택 미국 통신원
19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립대 기숙사 앞에 학교 측이 준비한 바구니와 표지판 등이 배치돼 있다. 이날부터 학부 신입생 1만명 가량이 학내 기숙사 27곳에 입주한다. [사진=이현택 미국 통신원]
 
해마다 새 학기 개강을 앞둔 8월 중하순이면 미국 대학 캠퍼스는 신입생 자녀를 앞세운 부모들의 발걸음으로 분주하다. 자녀가 대학에 첫 발을 내딛는 캠퍼스를 눈으로 확인하는 동시에 기숙사 이사를 도와주기 때문이다. 짐이 적은 학생은 SUV 차량에 개인 짐을 싣고 오지만, 짐이 많은 경우에는 유홀(미국의 이사 회사)과 같은 이삿짐 트럭에 짐을 싣고 오는 학생도 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이스트랜싱에 있는 미시간주립대 내 웨스트쇼 기숙사에서도 신입생 이사가 한창이었다. 공식 신입생 기숙사 입주일인 19일을 시작으로 이번 주 내에 신입생 1만여명이 기숙사 27곳에 입주하게 된다. 학교 측은 기숙사 내외부에 교직원과 학생 도우미 등을 배치하는 한편, U자 모양으로 된 기숙사 정문 차량 하차 공간에 이삿짐 이동용 카트와 바구니 등을 배치했다. 대개 미국 대학 캠퍼스 내 주차구역은 요금이 비싸고 단속이 까다로운 것이 보통이지만, 신입생 이사 기간에는 이 규정도 느슨하게 하고 짐을 내리고 기숙사에 입주하는 신입생의 편의를 봐주기도 한다. 

이날은 이따금씩 국지성 소나기가 내리는 등 궂은 날씨를 보였지만 입주를 하는 학생들과 부모의 열기를 막을 수는 없었다. 이 학교 신입생인 에이드리언 너머더(18)씨는 현지 랜싱스테이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비가 많이 오는) 날씨가 이사에 최적의 조건은 아니지만 우리는 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트랜싱 시내에서 만난 한 승강기 기사는 “개강 시즌이라 학교로 오는 신입생과 재학생 차량이 많아 도로가 많이 막힌다”고 했다. 

기숙사 내 회의실에서는 외국인 학생 부모와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보험 관련 강좌도 열렸다. 미국은 흔히 의료비가 비싼 국가로 유명하다. 보험이 없는 어린이가 소아과에 방문하면 진찰을 받으면 하루 진료비가 100달러(약 14만원)를 훌쩍 넘어선다. 이 같은 부담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외국인 학생들에 대해서는 대부분 학교 보험을 의무로 가입하거나 면제 요건을 엄격하게 하기도 한다. 또 의료비로 인해 고민이 있는 경우에는 학교 국제처나 학생처에서 상담을 통해 지원책을 찾기도 한다. 
 
한 번에 기숙사를 몰리는 학생과 가족들을 분산시키기 위해 대학들은 예약 홈페이지를 운영하기도 한다. 미 중부 켄터키대는 한 번에 30분 가량 짐을 내릴 수 있는 ‘이사 시간 예약제’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이 이달 17~20일 중 30분을 예약하면 그 때 차량을 기숙사 앞으로 가져가 짐을 내릴 수 있다. 이 기간 동안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기숙사 주변은 학생 이사 차량 외에는 주차가 금지되고, 기숙사 주변 도로에는 일방통행이 시행된다. 이사를 하는 학생 차량도 짐을 내린 뒤에는 외곽에 있는 주차장에 주차를 해야 하며, 부모와 신입생은 셔틀 버스로 이동해야 한다.
 
대학에 입학하면서 사회에 첫 발을 뗐지만 아직은 고교생 티를 못 벗은 신입생들을 지원하는 ‘학교 엄마’ 정직원을 고용하는 대학도 있다. 18일 미 동부 웨스트버지니아대 소식지 WVU투데이에 따르면, 이 학교 마운티니어부모클럽 국장인 리사 핸설먼은 학교에서 ‘캠퍼스 엄마’로 불린다. 핸설먼 국장은 본인은 물론 아들 둘이 이 학교를 졸업하는 등 이 학교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 베테랑이다. 핸설먼 국장은 신입생 자녀를 둔 부모들의 문의나 상담을 담당하고, 또 신입생들의 생활조언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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