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시티 장악' 작전 개시…6만명 예비군 동원령

  • 이스라엘 정부, 서안지구 유대인 정착촌 승인

  • 하마스, 가자지구 남부 이스라엘군 기지 기습

이스라엘 장갑병 운송차가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접경지역의 분리 장벽을 따라 이동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이스라엘 장갑병 운송차가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접경지역의 분리 장벽을 따라 이동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의 인구 밀집지역 가자시티 장악을 위해 군사작전에 돌입했다. 또 서안지구에 유대인 정착촌을 짓겠다는 계획도 승인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에피 데프린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자시티에 대한 예비 작전과 초기 공격 단계를 시작했다”며 “현재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 외곽을 장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가까운 시일 내로 추가 병력을 작전에 합류시킬 방침이다. 이를 위해 다음 달 초를 기한으로 약 6만명의 예비군에게 동원령 통지서를 발부했다. 이미 소집돼 각 전선에 배치된 예비군 2만명의 소집 기간도 연장할 계획이다.
 
또 가자지구 인도적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국방부 산하 팔레스타인 업무조직 민간협조관(COGAT)이 구호품 유통시설을 추가로 세우기로 했다.
 
데프린 대변인은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경고를 발령하고, 대피를 허용하고, 교전 지역에서 멀리 떨어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마지막 테러 거점을 장악하고 하마스를 격퇴하는 데에 걸리는 일정을 단축하라”고 군에 지시했다고 이스라엘 총리실이 밝혔다.
 
앞서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전날 에얄 자미르 참모총장 등 군 지휘부의 보고를 받고 작전 계획을 승인했다. 이 내용은 오는 21일 네타냐후 총리에게 정식으로 제출된다.
 
회의 자리에서 카츠 장관은 이번 작전을 ‘기드온의 전차 Ⅱ’로 명명하고 군의 계획과 준비태세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3월 휴전 연장 협상이 불발되자 ‘기드온의 전차’ 작전으로 지상전을 재개했다.
 
아울러 카츠 장관은 가자시티에서 가자지구 남부로 대피·이주해야 하는 팔레스타인 민간인 약 100만명을 위한 ‘인도적 준비’ 절차도 승인했다. 이스라엘군은 곧 가자시티 주민을 대상으로 대피 경보를 발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2주년이 되는 오는 10월 7일까지 이주가 완료돼야 할 것이며, 가자지구 남부에 텐트 등 난민촌 장비를 반입하는 등 인도적 기반시설 구축이 이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가자시티 공세 기간 총 13만명 정도의 예비군이 투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 매체는 예비군이 가자시티 점령에 직접 나서게 되는 것은 아니며, 다른 전선에서 정규군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야전병원 최소 2곳을 추가로 세우고, 더 많은 구호품 배급소를 열 방침으로 알려졌다. 한동안 폐쇄됐던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유럽병원도 다시 문을 열 예정이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별도 성명에서 지난 약 5개월간 ‘기드온의 전차’ 1단계 작전을 거치며 하마스 등 테러리스트 2000명을 제거하고 가자지구 전체 면적의 75%에 대한 작전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과 인질 석방에 대한 합의에 도달할 경우 가자시티 장악 계획이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
 
하마스는 전날 이집트·카타르 등 중재국이 제시한 새 협상안을 수용한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새로운 협상안에는 60일간 휴전하면서 이스라엘 생존 인질 가운데 10명을 석방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스라엘은 생존자나 사망자 할 것 없이 모든 인질이 한꺼번에 석방돼야만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하마스가 동의한 새 휴전 제안을 검토하는 중으로 알려졌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에 납치된 251명 중 아직 49명이 억류된 상태다. 이 가운데 20명이 생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 정부는 점령지 서안지구 내에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하는 계획을 최종 승인했다.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이 통제하는 국방부 산하 민정행정고등계획위원회는 이날 서안 E1 지역에 주택 약 3400호를 포함한 정착촌을 조성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아샤헬 정착촌에 342호를 짓는 계획도 승인했다.
 
이번 결정으로 E1 부근에 있는 기존 말레아두밈 정착촌의 치포르미드바르 지역에는 주택 3515호가 추가된다. 스모트리히 장관은 약 7천채의 신규 주택 건설로 이 일대의 유대인 인구가 현재 3만6000명에서 7만여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동예루살렘과 말레아두민 정착촌 사이에 위치한 전략적 요충지 E1 지역은 서안을 구획하는 A·B·C구역 가운데 C구역에 속해 완전히 이스라엘의 통제 아래에 있다.
 
서안 면적의 18%인 A구역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행정과 치안을 맡는다. B구역은 서안의 22%로 PA가 행정권을 갖지만 이스라엘이 치안 부문을 함께 관할한다.
 
서안의 60%를 차지하는 C구역은 1995년 협정에 따라 PA에 점진적으로 관할권이 이전돼야 하지만 여전히 이스라엘이 통제한다.
 
하마스, 땅굴로 이스라엘 전초기지 기습…다수 사상자 발생
 
이 가운데 하마스는 이스라엘군 전초기지를 기습했다. 이날 이날 오전 9시께 가자지구 칸유니스의 모라그회랑 지역에 한 땅굴에서 무장대원 약 18명이 나타나 부근에 있던 이스라엘군 크피르여단 전초기지를 소총과 대전차유탄발사기(RPG)로 공격했다.
 
이스라엘군은 공군 화력지원 속에 근접전을 벌여 무장대원 10명을 사살했다. 남은 8명은 교전 과정에서 도로 땅굴로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스라엘군에서는 3명이 다쳤고 이 증 1명이 중상이다.
 
하마스 무장조직 알카삼여단은 성명에서 “칸유니스 남동쪽에 새로 조성된 적 진지를 보병소대가 급습했다”며 자살폭탄 테러 등으로 이스라엘군 메르카바 탱크 여러 대를 타격하고 군인들을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와 전쟁을 치르며 가자지구 남부의 칸유니스와 라파를 분리하기 위해 모라그회랑을 설치하고 이곳을 안보 핵심 지역으로 간주하고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 밤 방송된 마크 레빈의 라디오쇼 인터뷰에서 지난 6월 미국과의 공조 하에 이란 핵시설 등을 공격한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 좋은 사람이라고 평가한 뒤 “그는 전쟁 영웅”이라면서 “내 생각에 나도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 전투기들을 보냈다”며 자신의 지시 하에 지난 6월 22일 미군 폭격기가 벙커버스터 등으로 이란 핵시설 3곳을 타격한 사실을 상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중에 발생한 가자지구 민간인 인명 피해 등과 관련해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이 발부돼 있고, 가자지구 완전 점령 방침으로 논란을 빚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 입장을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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