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보드·전기자전거 화재, 관리 부실 논란…K-배터리, '안전 총력전'

  • 배터리 화재 5년 새 두 배 가까이 증가

  • K-배터리, 모두 전고체 개발 경쟁 본격화

  • LFP 침투율 급상승, 안전 선호 뚜렷

  • 전문가 "설계·관리 책임, 제조사에 있다"

애리조나주에 짓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 원통형 배터리 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애리조나주에 짓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 원통형 배터리 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최근 전동킥보드와 전기자전거 등 퍼스널모빌리티(PM) 확산과 함께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가 크게 늘면서 안전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보급 속도를 고려하면 대수 대비 화재 발생률은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배터리 3사는 발화 차단과 열 제어 기술을 앞세워 안전 경쟁에 나섰으며, 중장기적으로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21일 소방청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발생한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는 총 678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0년 98건에서 2023년 179건으로 늘었으며, 지난해는 117건으로 다소 줄었다. 기기별로는 전동킥보드가 485건(71%)으로 가장 많았고, 전기자전거 111건(16%), 휴대전화 41건, 전기 오토바이 31건, 전자담배 10건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화재 건수 증가가 곧 위험 급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공유PM 업계 추산에 따르면 2020년 7만 대였던 기기 수가 2023년 29만 대로 4배 이상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화재는 약 1.8배 증가에 그쳤다. 보급 대비 화재 발생률은 오히려 낮아졌다는 의미다.

하지만 일부 모델에 사고가 집중된 정황이 확인되면서 제품 설계와 관리 부실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문제는 소방청이 제조사별 통계를 공개하지 않고, 민간 차원의 데이터베이스도 마련되지 않아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서는 기업별 책임 구분과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안전성 강화를 위한 자발적 조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배터리와 원통형 ‘46시리즈’에 발화 차단 기술을 적용하고,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과 X-ray 전수검사로 이상 징후를 실시간 감지한다. 삼성SDI는 구조적 안정성이 높은 각형 배터리를 앞세워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SK온은 ‘Z폴딩’ 적층 기술과 셀 간 방호재를 적용해 열 전이를 막고 있다.

시장에서는 안전성 우위에 있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LFP 침투율은 2020년 17%에서 올해 41%로 상승했으며, 2026년에는 47%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이를 단기적 대안으로 보고 있으며, 중기적으로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발화 차단·열 제어 기술을 고도화하고, 장기적으로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통해 안전성을 근본적으로 높인다는 전략이다. 삼성SDI는 2027년, SK온은 2029년, LG에너지솔루션은 2030년 이전 전고체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조사 책임 강화와 함께 정부 및 운영사의 관리 역할도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화재의 상당수는 설계 결함이나 관리 부실에서 비롯된다"며 "제조사는 책임 있는 개선책을 내놓고, 정부도 안전성 검증과 사후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더불어 공유PM 운영사와 이용자 교육 역시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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