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디지털 규제 국가에 추가관세·수출통제" 발언에 EU "무역 합의 재검토 할수도"

  • 스테판 세주르네 EU 번영·산업전략 수석 부집행위원장 언급

사진AP연합뉴스
[사진=AP연합뉴스]


유럽연합(EU) 산업 수장이 미국 정부가 계속 EU의 디지털 규제를 문제 삼는다면 미국-EU 간 무역 합의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거대 기술(빅테크) 기업들을 상대로 디지털 규제를 시행하는 국가들에 대해서는 추가 관세 및 수출 통제 등을 시행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가운데 디지털 규제를 둘러싸고 또다시 미국과 EU 간 충돌이 고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스테판 세주르네 EU 번영·산업전략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이날 프랑스 최대 재계 단체인 프랑스경제인연합회(MEDEF)가 주최한 한 행사에서 미국이 현재의 디지털 정책 기조를 고집할 경우 미국-EU 간 무역 합의가 지속될 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지금까지 (미국 측으로부터) 들은 것은 의향이지, 발표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 그 의향이 발표로 바뀌게 된다면 이(무역 합의)는 재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디지털 규제를 시행하는 국가들에 대한 엄포를 놓은 것에 대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을 통해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 디지털세 등 각종 디지털 규제를 시행하는 국가들에게는 추가 관세 및 반도체 등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로이터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연합(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을 시행하는 국가들에게 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U는 DSA와 디지털시장법(DMA)을 내세워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디지털 규제를 대폭 강화한 가운데 애플, 메타 등 주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EU로부터 DMA 위반 혐의로 거액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따라서 디지털 규제를 둘러싼 미국과 EU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관세 합의 이후 다소 안정을 찾는가 싶던 양측 관계가 재차 혼란에 빠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유럽 주요 매체 유로뉴스는 "도널드 트럼프의 최근 관세 위협은 EU-미국 관세 전쟁이 전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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