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수한판⑥] '공격 앞으로' 메리츠證 vs '안전제일' 삼성證…극과 극 영업전략 승자는?

메리츠증권 vs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vs 삼성증권
투자에 정답은 없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 전략이 맞을 수도, 안전제일 원칙이 통할 수도 있다. 
영업 전략도 같다. 국내 증권업계에서 극명하게 갈리는 영업방식을 보이는 곳들이 있다.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이다. 삼성증권은 초고액자산가 기반의 안정적 수익 구조를 강화하는 데 집중한다. 반대로 메리츠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영업에 주력한다. 고위험·고수익 투자로 단기간 실적을 이끌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 두 증권사는 발행어음 인가를 동시에 신청해 더욱 주목받는다. 증권가에서는 “두 증권사의 전략은 단순한 수익률 경쟁을 넘어 증권업 미래 모델을 가늠해볼 좋은 표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창' 메리츠, 고위험-고수익 외줄타기
 메리츠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구조화 금융으로 대표되는 고수익 IB 모델로 빠르게 외형을 키워왔다. 2022년 영업이익 1조253억원, ROE 14.7%로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기록했다. 당시 영업순수익 커버리지도 256.8%에 달했다. 고려아연, 롯데건설 등 위기기업에 단기간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 고금리로 수익을 회수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그러다 2023년 부동산 PF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ROE는 7.5%로 낮아졌다.

그럼에도 메리츠는 공격적 확장을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IB 사업은 물론, 리테일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PB와 IB를 융합한 PIB센터 출범, 디지털 계좌 기반의 ‘슈퍼365’ 도입으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는 등 리테일 영토를 넓히고 있다.
 인재 영입도 공세적이다. 올해 초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사장을 상임고문, 송창하 전 NH투자증권 신디케이션본부장(상무)을 기업금융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작년에는 김미정, 우영기, 김형조 등 미래에셋·BNK투자증권 출신 IB 전문가를 대거 영입하며 50명 이상으로 구성된 ‘슈퍼 IB 라인업’을 구축했다.
 
'방패' 삼성證, 초부유층 자산관리 집중
메리츠와 대비를 이루는 영업을 하는 대표적인 곳이 삼성증권으로, 안정적 수익구조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위탁매매 기반 디지털 고도화와 초고액자산가 대상 자산관리 서비스(SNI)를 중심으로 한 보수적 전략이 핵심이다. 실제로 삼성증권은 2005년 ‘아너스클럽’, 2010년 SNI 브랜드를 잇따라 도입하며 장기적 고객 관계 구축에 집중해왔다.

SNI 패밀리오피스를 통해 1000억원 이상 자산가에게 전담 PB 서비스를 제공하고, 1억원 이상 고객을 위한 ‘에스라운지’ 디지털 PB 플랫폼도 운영 중이다. 여기에 ESG 리서치, 절세 전문 ‘택스센터’, 디지털자산관리 조직까지 구축하며 다층적 고객관리 체계를 마련했다.
 
인재 전략도 내부 중심이다. SNI PB 인증제도 운영을 통해 주식·세무·부동산 등 전 분야 교육을 이수한 PB만 초부유층 고객을 맡는다. ‘양적 팽창’보다 ‘질적 정예화’에 방점을 두는 전략이다.
 
공격과 수비, 영업전 승자는?
이처럼 상반된 영업전략의 결과는 어떨까. 일단 영업이익률 측면에선 삼성증권이 앞선다. 삼성증권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 8.21%로 상위 10개 증권사 중 3위를 차지하며 안정적 수익성을 입증했다. 반면 메리츠증권은 3.99%로 9위에 자리했다.
 
최근 3년간 영업실적을 살펴보면 삼성증권이 근소한 우위였다. 삼성증권의 개별기준 영업이익은 2023년 6620억원, 2024년 1조1055억원, 2025년 상반기 5886억원이었다. 이에 비해 메리츠증권은 2023년 6177억원, 2024년 9165억원, 2025년 상반기 5504억원을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의 주력 사업인 부동산 PF는 각종 규제와 대내외적인 변수로 실적 변수가 컸던 만큼, 초고액자산가를 기반으로 하는 삼성증권의 수익성이 소폭 앞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메리츠증권이 리테일 사업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있어 수익성은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회사의 영업 전략 중 어떤 게 성공적인가 여부는 향후 발행어음(단기금융업) 인가 결과에 따라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지난 7월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들은 “메리츠는 공격적으로, 삼성은 보수적으로 각자의 색깔을 고수하면서도, 둘 다 자산관리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며 “발행어음 인가를 누가 받느냐가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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