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K-기후 벤치마크 지수 시산…"코스피 웃돌고 탄소 감축도 뚜렷"

  • 한국은행, 'BOK 이슈노트' 발간

  • K-PAB·CTB, 코스피 누적수익률 웃돌아

  • "기후 데이터·투자 기반 뒷받침 필요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은행이 한국형 기후 벤치마크 지수를 시험 산출한 결과, 수익률과 탄소 감축 효과 모두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제도적으로 도입해 저탄소 자본시장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한은은 28일 발간한 'BOK 이슈노트: 주식시장을 통한 녹색전환 촉진방안'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국내 녹색금융은 그동안 은행 대출이나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왔지만, 주식시장은 관련 정보 인프라와 성과평가 체계가 부족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특히 주식시장은 책임투자 원칙처럼 자율에 기반해 실제 투자로 이어질 만한 유인이 부족했다는 게 한은의 지적이다.

반면 유럽연합(EU)은 '기후 벤치마크(PAB·CTB) 제도'를 운영해 투자자들이 녹색투자의 기후성과를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이 지수는 파리협정 목표에 맞춘 탄소 감축 속도를 반영해 구성된다. 즉 기업의 수익성뿐 아니라 온실가스 감축 성과까지 따져 투자자에게 제시하는 기준이다.

이를 통해 금융상품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투자자의 책임투자 이행을 지원하면서, 기업에는 자발적 감축 유인을 제공할 수 있다. 동시에 정책당국이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한은은 EU 요건을 반영해 '한국형 기후 벤치마크 지수(K-PAB·CTB)'를 시산했다. 그 결과 두 지수 모두 모지수인 코스피(KOSPI)의 누적수익률을 소폭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PAB는 코스피보다 5.6%포인트, K-CTB는 4.6%포인트 높았다.

탄소 감축 효과도 뚜렷했다. 2024년 기준 코스피의 탄소집약도(기업가치 대비 탄소 배출량)는 1톤당 2170억원이지만, K-PAB는 924억원, K-CTB는 1294억원로 대폭 줄었다. 기업별로는 탄소배출이 적은 기업의 투자 비중이 확대됐으며, 업종별로는 제조업과 과학기술 업종에서 개선 효과가 두드러졌다.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다만 지수의 실제 도입에는 제약이 큰 상황이다. EU 요건에 부합하는 지수 산정을 위해서는 기업별 탄소배출량·화석연료 관련 매출 등 세부적인 기후 데이터가 필요하지만, 국내에는 관련 자료가 충분히 공개돼 있지 않다. 저탄소 펀드가 출시되고 있으나 기관·개인 투자자의 관심이 크지 않아 지수 활용성과 시장 조성에도 한계가 예상된다.

박상훈 한은 지속가능성장기획팀 과장은 "K-PAB·CTB 지수는 탄소 감축 효과를 반영한 정량적 투자 기준을 제시하고, 국제적으로 검증된 지수"라며 "이를 활용하면 국내 기후금융의 질적 개선과 투명성을 제고하고, 나아가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온실가스 감축 노력과 신뢰성 있는 기후 관련 정보 공개는 글로벌 투자 자금 유입을 촉진하고, 주식시장 전반의 기업가치 제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박 과장은 "향후 신뢰할 수 있는 기후 데이터 확충, 정부의 실효성 높은 기후정책과 기관 투자자의 저탄소 투자 확대가 뒷받침될 때 K-PAB·CTB 지수의 완결성이 높아지고 관련 시장 조성도 원활히 이뤄질 것"이라며 "국내 유관기관 간 협력을 통해 한국 실정에 부합하는 기후 벤치마크를 설계·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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