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민당 총재 선거가 어느덧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각 후보들은 저마다의 정책 구상을 제시하며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섰다.
자민당 총재 선거에 나선 5명의 후보는 28일 NHK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경제·재정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힌 가운데 후보들은 전반적으로 흑자 재정을 주장했다.
차기 총재 유력 후보로 꼽히는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은 "경제대책을 포함한 재원은 세수 증가분의 활용과 지출 개혁 등을 포함해 당과 정부에서 신중히 논의할 것"이라며 "'경제가 있어야 재정도 있다'는 생각 아래, 확실히 경제성장을 유지하고 GDP(국내총생산)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을 안정적으로 낮춤으로써 재정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의 다크호스로 꼽히는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역시 "기초적 재정수지 흑자화를 목표로 하는 시점이 계속 늦춰져 왔으며, 내년도까지는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또다른 차기 총재 유력 후보로 꼽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의원은 적자 재정을 통한 국민 소비 여력 증대에 방점을 두었다. 그는 "감세나 교부금 재원은 세수가 상당히 늘어나고 있으므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만 신속히 대응해야 할 과제에 대해서는 적자국채 발행도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국민 생활이 풍요로워지지 않으면 소비도 늘지 않고, 기업도 이익을 내지 못해 결국 세수도 줄어들게 된다"고 언급했다.
또한 후보들은 이날 저녁 실시간 인터넷 방송 '니코 니코 생방송'에 출연해 외교, 특히 대중국 문제에 대한 방향을 제시했다. 후보들은 대체로 중국과 관련해 경제와 안보를 분리해 생각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는데, 다카이치 의원은 "중국, 러시아, 북한 3개국이 관계를 심화시키고 있는 만큼 국방 측면에서 충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면서도 "한편으로 중국은 중요한 무역 파트너로서의 관계도 소중히 할 필요가 있고, 경제안보상의 우려에 유의하면서도 중요한 이웃나라로서 정상 간 관계를 심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안보 측면에 좀 더 비중을 두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중국, 북한, 러시아 세 정상이 함께 하는 것을 보고, 일본의 안보 환경을 걱정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다음 달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는데, 동맹국의 확고한 억지력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중국을 포함한 지역 전체에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각 후보는 해당 프로그램에서 고등학생들로부터 일본 경제의 장기 계획에 대한 질문을 받고 각자 구상을 제시했다. 우선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세계를 이끄는 일본을 만들고 싶다"고 한 반면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은 "1등으로서의 일본보다는 '온리 원(유일한)' 일본이 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다카이치 의원은 일본이 글로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러 주요 기술을 보유한 것을 언급하며 "이들에 투자함으로써 반드시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그런 일본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아베 정권 시절) 젊은이들이 자민당을 지지했던 것은 '이제부터 경제가 좋아질 것이다', '생활이 나아질 것이다'라는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일본의 경제와 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고 싶다"고 계획을 밝혔다.
한편 방위비 문제와 관련해 후보들은 북·중·러 위협을 감안해 방위비를 증액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액수에 대해서는 입장이 엇갈렸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미국 요구대로 방위비를 GDP 대비 3.5%까지 늘리려면 연간 7조5000억엔(약 70조7300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GDP 대비 2% 목표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방위비 증액 필요성에는 동의하면서도 "3.5%보다 높거나 낮을 수 있는 고정 비율을 임의로 정하는 것보다, 현 단계에서는 필요한 비용을 정밀하게 계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가장 강경한 것은 고바야시 전 경제안보담당상으로, 그는 "스스로 지킬 의지가 없는 나라를 지켜줄 나라는 없다"며 "GDP의 2% 수준은 억제력을 높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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