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4일 치러질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유력 후보로 손꼽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미국과의 무역협정에 따라 합의된 5500억 달러(약 766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와 관련해 재협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28일 일본 후지뉴스네트워크(FNN)에 따르면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이날 후지TV 토론 프로그램 '일요보도 더 프라임'에 출연해 미·일 무역합의와 관련해 "합의에 불평등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투자) 운용 과정에서 일본의 국익을 훼손하는 매우 불평등한 부분이 발생한다면 반드시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재협상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과 함께 이번 총재 선거의 양강 후보로 꼽히는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역시 이 프로그램에 출연해 "나는 평가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며 "일·미 간에 충분히 협의한 뒤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선택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그때 논의하면 된다"고 말했다.
FNN은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후보들 중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을 제외한 다른 후보들은 이번 합의에 대해 일정 부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며, 투자가 미·일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운용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투자 수익 배분에 대해 “투자 회수 전까지는 50%”라고 강조하며 "그 이후 수익이 발생하면 미국 측이 90%를 가져가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SNS에서 '이만큼 얻어냈다'는 식으로 국내 정치용 표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테기 도시미쓰 전 간사장은 일본이 개입하지 못한 채 투자가 강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그럴 일은 없다고 본다"며 "80조엔이 자동적으로 미국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경제안보 등을 고려해 분야별·사업별로 일·미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프로젝트를 구성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이번 합의를 불평등조약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식으로 말해봤자 소용없다"며 "오히려 '윈윈'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가 지혜를 발휘할 지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급망과 관련해서는 대중국 견제를 위해 일·미 협력관계를 더욱 심화시키는 틀로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자민당 총재 선거가 1주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자민당 당원·당우 대상으로 한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다카이치 전 장관이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니혼TV(닛테레)가 지난 23∼24일 자민당 당원·당우 1108명을 상대로 벌인 조사에서는 다카이치 의원을 지지한다는 응답자가 34%로 가장 많았다. 고이즈미 의원(28%)과 하야시 의원(17%)이 그 뒤를 이었다. 산케이신문은 "1차 투표에서는 누구도 과반에 미치지 못해 상위 득표자 두 명이 결선을 치르게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는 여소야대 형국에서 이루어지지만, 그럼에도 자민당 총재는 향후 일본 총리를 역임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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