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놓고 국제여론전" 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협상력 높이나

  • 中 "유엔결의안…'하나의 중국' 원칙 근거"

  • "카이로·포츠담 선언…대만 주권은 중국에"

  • 美 "대만 정치적 지위 불확실" 주장

  • 中, '무역합의' 간절한 트럼프에 압박

  • 트럼프 '대만독립' 반대 선언할까

미국 성조기와 중국 오성홍기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성조기와 중국 오성홍기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중국간 정상회담이 이달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양국은 대만 문제를 놓고 국제 여론전을 펼치는 모습이다. 정상회담 의제 중 하나로 거론되는 대만 문제를 놓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방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만 주권 놓고...미중 치열한 '국제여론전'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국경절 연휴 전날인 9월 30일 중국 외교부는 '유엔 총회 결의 2758호에 대한 중국의 입장 문서'를 발표해 “결의안은 대만을 포함한 중국 전체의 유엔 내 대표 문제를 명확하고 철저하게 해결했다"고 주장했다.

1971년 채택된 유엔 총회 결의 제2758호는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을 유엔 내 대표로 인정하는 내용으로, 유엔 창설 멤버이자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던 중화민국(대만)은 이 결의 채택 이후 유엔에서 퇴출당했다. 이 결의는 중국이 각국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하라고 요구하고 '대만 통일'을 거론하는 근거 가운데 하나기도 하다.

문서는 "이 결의안에 이의를 제기하는 모든 시도는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도전일 뿐만 아니라 유엔의 권위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 질서에 대한 도전"이며 "역사를 노골적으로 뒤집는 매우 터무니없고 위험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과 일부 국가들이 결의안을 왜곡하고 이의를 제기하며, 소위 '대만의 지위가 미확정'이라는 거짓과 오류를 반복적으로 언급해, 대만이 '국제적 공간'을 모색할 길을 마련하고 있는데, 이는 국가의 주권 평등과 내정 불간섭과 같은 국제 관계의 기본 원칙을 짓밟는 것"이라고 맹비판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5일엔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카이로 선언과 포츠담 선언 등 국제 문서가 일본이 중국에서 훔친 영토를 중국에 반환할 것을 요구한다고 명시했고 일본이 이를 준수하기로 약속한만큼 대만의 주권은 중국에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반면 미국은 최근 중국이 2차 대전 문서를 왜곡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지난달 중순 미국 대만 연구소(AIT)와 미국 국무부는 '대만의 최종 정치적 지위가 불확실하다'고 주장하며 중국이 카이로선언, 포츠담 선언 등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문서를 의도적으로 왜곡해 대만을 굴복시키려는 강압적 전략에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무역합의' 간절한 트럼프.. '대만 독립' 반대 선언할까


중국과 미국 모두 대만 문제에 관련해 국제법 및 담론 분야에서 해석력을 강화해 미·중 정상회담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왕훙런 대만 국립성공대학 정치학과 교수는 싱가포르 연합조보를 통해 베이징이 국제 담론전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맞서는 주장에 대해 여론전과 법리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했다.

사실 미국 역대 정부는 1979년 중국과 수교하기 위해 대만과 외교관계를 단절한 뒤로도 민감한 문제인 대만의 독립 및 주권과 관련해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채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도 대만 독립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이달 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만 독립 반대’ 공식 선언을 위해 설득할 계획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앞서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 합의를 간절히 바란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시 주석이 이를 활용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이 대만의 독립을 '반대한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하도록 압력을 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고위급 인사들의 대만 문제와 관련한 경고성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셰펑 주미 중국대사는 9월 29일 중국 국경일 리셉션 행사에서 "대만 문제는 중·미 관계의 정치적 기반과 관련된 문제로, 적절히 처리하지 않을 경우 중국과 미국 간의 갈등과 대립을 촉발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시진핑 주석도 같은 날 베이징서 열린 국경절 기념식 연설에서 미국을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대만 해협의 교류와 협력을 심화하고, 대만 독립의 분리주의 활동과 외부 간섭에 단호히 반대하며, 국가 주권과 영토 안보를 확고히 수호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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