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산 1호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항암 신약인 유한양행의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전기를 맞을 전망이다. 병용요법으로 사용되는 존슨앤드존슨(J&J)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피하주사(SC) 제형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앞두면서 렉라자 병용 처방 확대로 인한 유한양행의 로열티 수익 증가가 기대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리브리반트 피하주사 제형은 지난 4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품목허가가 승인된 데 이어 현재 미국 FDA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기존 정맥주사(IV) 제형은 4~5시간 동안 투여받아야 했지만, 피하주사는 5~10분 내 투여가 가능하다. 환자와 의료진의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 적용 비율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글로벌 폐암 치료제 시장에서는 경쟁약물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가 1위를 지키고 있다.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기준 점유율은 타그리소 69%, 렉라자 31%다. 타그리소는 특허가 만료된 화학항암제와 병용돼 가격 경쟁력을 갖췄지만, 리브리반트 피하주사 전환 시 투여 편의성 측면에서 렉라자 병용요법이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렉라자와 리브리반트의 병용요법은 이미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존슨앤드존슨은 최근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신규 환자 4명 중 1명이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으로 치료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병용요법 매출은 약 3억2000만달러(약 44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59% 증가했다. 지난해 8월 FDA 허가 이후 불과 1년 만에 거둔 성과다.
존슨앤드존슨은 렉라자 병용요법 매출을 2027년 약 2조5000억원, 2028년 약 3조20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병용요법으로 처방되는 렉라자 매출의 10%를 로열티로 수령하고 있어 리브리반트 매출이 확대될수록 수익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다.
유한양행은 현재까지 렉라자 관련 마일스톤으로 총 2500억원을 수령했다. 지난 5월에는 렉라자의 일본 출시로 1500만달러(약 207억원)의 기술료를 수령하면서 올해 상반기에 사상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렉라자는 현재 글로벌 여러 국가에서 품목 허가를 받고 출시가 예정돼 있으며, 하반기 중 리브리반트 SC 제형 미국 승인이 이루어진다면 시장 점유율 속도가 보다 빨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