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라운드 위에서 땀과 열정을 쏟는 선수들의 이슈를 토대로 다양한 면을 살펴봅니다. '주목! 이 선수'는 인터뷰·기록·선수 인생 등을 활용해 만들어가는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완벽한 '속죄투구'였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아리엘 후라도는 지난 14일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펼쳐진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SSG 랜더스와의 4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 피칭으로 팀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이러한 후라도의 활약은 이번 포스트시즌을 더욱 기대케 했다. 앞서 그는 지난 11일 열린 SSG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쓴맛을 봤다. 9회 말 구원 투수로 깜짝 등판해 SSG 외야수 김성욱에게 끝내기 홈런을 허용했다. 갑작스러운 상황으로 의기소침해질 수 있었지만, 후라도는 단 3일 만에 선발 투수로 나서 호투를 펼쳤다.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입증했다.
올 시즌 후라도의 활약은 삼성에서 절대적이었다. 197⅓이닝 동안 15승 8패 평균자책점(ERA) 2.60을 기록하며 팀의 정규리그 4위에 큰 공헌을 세웠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소화 이닝이다. 올 시즌 그는 리그 전체 투수들 중 최다 이닝을 책임졌다. 2위인 한화 이글스 투수 코디 폰세보다도 16⅔이닝 더 많다. 선발 투수들에게 이닝소화력은 최고의 덕목으로 꼽힌다. 선발 투수들이 최대한 오랫동안 마운드에서 투구해야 불펜 투수들이 부담을 덜 수 있고, 이를 통해 장기 레이스인 시즌을 무사히 마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제구력 부분에서도 개선됐다. 올해 KBO 데뷔 후 최다 이닝을 소화했음에도 사사구는 단 40개(볼넷 36개·사구 4개)에 불과했다. 이는 그가 KBO리그에서 활약한 3년 중 최소 수치다.
그야말로 후라도는 올 시즌 언제든 믿고 맡길 수 있는 투수다. 오점까지 털어낸 후라도가 남은 포스트시즌에서도 에이스 본능을 뽐낼 수 있을까. 그의 활약이 이어진다면 플레이오프에서도 삼성의 업셋을 기대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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