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롯데마트]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홈술’ 열풍에 힘입어 급성장했던 위스키 시장의 열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고물가에 경기 불황이 겹친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소비 경향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페르노리카코리아의 2024 회계연도(2024년 7월~2025년 6월) 매출액은 1207억원으로, 지난해 1752억원 대비 31%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151억원으로 71% 급감했다.
같은 기간 디아지오코리아의 매출액은 1606억원, 영업이익은 94억원으로 각각 1.2%, 48% 줄었다. 151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112억원 순손실로 바뀌며 적자 전환했다.
윈저글로벌도 매출액 1007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줄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342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0.2% 소폭 늘었다. 이는 영업 활동보다는 판관비를 9.4% 줄이고 외환차손 등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위스키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소비 시장이 위축된 탓이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를 보면 올해 1~9월 위스키 수입액은 1억6876만 달러(약 2401억원)로 전년 동기(1억7942만 달러)보다 6.3% 감소했다.
2020년만 해도 1억5922만달러 수준이던 위스키 수입액은 홈술 바람을 타고 2021년 1억7534만 달러로 반등하더니 이듬해 2억6684만 달러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이후 2023년 2억5967만 달러, 2024년 2억4941만 달러로 차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 트렌드 변화도 위스키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이볼이나 즉석음용제품(RTD) 등 소용량 제품 중심의 음용 문화가 확산하면서 프리미엄 보틀 위스키 비중이 높은 페르노리카코리아 같은 위스키 업체들이 고전하고 있다.
외식 경기 침체로 편의점·마트 등의 채널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바·호텔 등 기존 주력 채널 의존도가 약화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페르노리카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소비 심리 위축, 환율 변동성, 소비 패턴 변화 등으로 인해 경쟁이 심화되는 불안정한 시장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며 “변화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발맞춰 다양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고 지속적인 투자와 혁신을 통해 국내 주류 시장의 성장을 견인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디아지오코리아 관계자는 “한국 시장을 전략적으로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며 “주요 신제품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우선 출시 등을 통해 다양한 소비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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