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희토류 수출통제 강화와 100% 추가 관세 예고 등으로 공방전을 벌이던 미·중 양국이 소통을 재개하며 협상 모드로 들어섰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예상되는 미·중 정상회의를 앞두고 주도권 싸움에 나섰던 양국이 이제 본격적인 정상회담 준비에 착수한 모습이다.
18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오전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및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화상 통화를 진행한 가운데 "양국 경제·무역 관계에 관해 솔직하고 심도 있으며 건설적인 의견을 교환했다"며 "조속히 새로운 중·미 경제·무역 협상을 개최하는 데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베선트 장관도 통화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미·중간 무역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상세한 논의를 나눴다"며 그러면서 "다음주 직접 만나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베선트 장관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미·우크라이나 정상회담에서 "그(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나, 그리고 (미·중) 대표단이 아마 내일부터 일주일 뒤에 말레이시아에서 만나 두 정상의 회담을 준비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따라서 오는 주말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고위급 회담이 열릴 전망이다.
실제로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예고하며 으름장을 놨던 트럼프 대통령도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날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그것(100% 관세)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시진핑 주석을 2주 안에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대화를 원하고 있고, 양측 모두에게 좋은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국 경제 수장이 이번 주말 말레이시아에서 만날 경우 올해 5번째 고위급 관세 협상으로, 내달 10일 종료 예정인 관세 휴전 기간 연장 및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등이 주요 안건이 될 전망이다. 특히 지난 9일 중국이 내놓은 희토류 수출 통제 확대 방안에 미국이 민감하게 반응한 만큼 희토류 관련 합의가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정부의 희토류 통제 조치에 격분해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취소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고, 베선트 장관과 그리어 대표는 지난주 이례적으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를 '중국 대 세계의 싸움'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다만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정부가 태도를 전환해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취소할 가능성은 낮다고 미국 정부 내 협상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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