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법사' 전성배씨가 통일교로부터 받은 명품을 김건희 여사 측에 전달하고, 이후 김 여사와 통화해 "잘 받았다"는 말을 들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김 여사가 처음에는 선물을 받기를 꺼렸지만,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도 나왔다.
전씨는 김 여사와 공모해 2022년 4~7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다이아몬드 목걸이, 샤넬백 등 8000여 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전씨가 김 여사의 해외 순방 일정을 미리 확인하고, 전달 시점을 알려줬다고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2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씨의 두 번째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은 피고인 신문 조서와 서증 조사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전씨는 검찰 조사 단계에서 "통일교로부터 받은 샤넬 가방과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을 김 여사 측에 전달하지 않았다"고 진술했으나, 재판에서는 "전달했다"고 말을 바꿨다. 그는 "검찰 조사 때는 모면하려는 마음이 있었지만 법정에서는 진실대로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김건희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심부름한 사람이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었기 때문에 '유경옥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건이 건너갈 때마다 김건희와 통화했다"며 "김 여사가 직접 '잘 받았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처음엔 받기를 꺼렸지만, 세 번 정도 건네진 뒤부터는 자연스럽게 받는 것 같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수사 단계와 진술이 달라진 이유를 묻는 재판부 질문 중 "김건희 또는 김건희 측 인사와 협의해 진술을 바꾼 것이냐"는 물음에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며 "외압이 많았다"고 답했다. 그는 또 지난해 해당 명품이 반환된 경위에 대해 "그쪽에서 돌려준다고 했다"며 "물건으로 말썽이 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열린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별검사팀) 정례 브리핑에서는 검찰을 향한 수사 본격화 방침이 발표됐다. 김형근 특별검사보는 "법상 수사 대상임에도 미진했던 사건을 균형 있게 진행하기 위해 변호사 위주의 특별수사관으로 팀을 재편하고, 제2조 1항 14호·15호 관련 고발 사건 기록 검토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조항은 공무원 등의 직무유기·직권남용, 수사 지연·비호 의혹과 윤석열 전 대통령 또는 대통령실의 수사 방해 의혹을 포함한다. 특검은 검찰 출신을 배제하고 변호사 중심의 팀을 꾸려 공정성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불기소 결정 등 검찰의 수사 판단이 적정했는지도 함께 들여다볼 방침이다.
특검 관계자는 "법에 규정된 모든 사건의 실체를 균형 있게 규명하는 것이 목표"라며 "14호와 15호 사건을 포함해 남은 기간 내 필요한 수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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