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 임시예산안 또 부결…'셧다운' 한 달 넘기나

13번째 임시예산안 부결…저소득층 식비 지원·유아교육 프로그램 중단 위기

미 의회 전경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 의회의 임시예산안이 또다시 부결되면서 미국 연방정부의 일부 기능이 마비되는 '셧다운' 사태가 한 달을 넘길 전망이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상원은 이날 다수당인 공화당이 제출한 단기지출법안(임시예산안·CR)을 표결에 부쳤으나 찬성 54표, 반대 45표로 예산안 가결 정족수(60표)에 미달했다. 셧다운 국면에서 치러진 임시예산안 표결은 이날까지 13차례 연속 부결됐다.

표결은 철저한 진영 대결 양상을 보였다. 공화당 의원들은 모두 찬성표를 던졌고, 민주당 의원들은 사회복지 예산과 건강보험 보조금이 빠졌다는 이유로 일제히 반대했다.

이에 따라 이달 1일 시작된 셧다운은 양당의 대치가 계속되면서 한 달을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셧다운이 다음 달 5일 이후까지 이어지면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의 최장기록(2018년 12월 22일∼2019년 1월 25일·35일)을 넘어서게 된다.

셧다운의 여파로 저소득층 4200만명에 대한 식비 지원 프로그램인 영양보충지원프로그램(SNAP)이 다음달 1일부터 재원 고갈로 중단될 예정이다.

미 농무부는 "자연재해 같은 비상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며 50억 달러 규모의 SNAP 예비기금 사용 요구를 거절했다. 이에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행정부가 SNAP 자금 지원을 중단하기로 한 것은 고의적인 결정이며, 잔혹한 행위"라고 반발했다.

셧다운은 보육 지원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다음 달 1일부터 130개 이상의 유아교육 프로그램 '헤드 스타트(Head Start)'가 연방보조금 지급을 받지 못하게 딘다. 전국적으로 6만5000개 이상의 헤드 스타트 프로그램에 등록한 아동들이 직접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군인·경찰·소방 등 필수 근무 분야 공무원들도 한 달 치 급여를 받지 못한 채 근무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오는 31일 급료 지급일을 앞두고 JD 밴스 부통령은 "이번 주말 군인들은 급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연방 공무원들이 대거 임시 휴직에 들어가면서 최대 공무원 노조인 미국공무원연맹(AFGE)은 공화·민주 양당에 조속한 협상을 촉구했다. 에버렛 켈리 AFGE 회장은 성명에서 "양당 모두 할 말은 다 했다"며 "이제는 '조건 없는 단기예산안'을 통과시켜 셧다운을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론 존슨(공화·위스콘신) 상원의원은 셧다운 장기화에 따라 무급으로 일하는 핵심 인력과 일시 해고된 인력을 포함한 모든 연방 공무원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방안을 민주당에 제안했다고 정치 전문매체 더힐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