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26만 GPU 확보가 열어갈 대한민국의 미래

김기응 카이스트 교수사진정보통신기획평가원
김기응 카이스트 교수[사진=정보통신기획평가원]

인공지능(AI)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른 시대, 대한민국은 APEC 의장국으로서 디지털 혁신과 AI 협력을 주도하였다. 이러한 성과의 일환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세계적 AI 기업 엔비디아와 협력하여 최신 AI GPU 26만개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국가 AI 연구거점을 비롯한 우리 AI 연구계에서도 이 정책 성과를 진심으로 환영하는 바이다. 이는 한국 AI 연구 인프라의 비약적 강화이자,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나갈 소중한 발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GPT-5 같은 초거대 AI 모델부터 자율주행차, 로봇 개발까지 GPU는 핵심 인프라이다.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GPU 수급난이 지속됐지만, 한국은 이번 협력을 통해 필요한 물량을 우선 확보하게 되었다.

이로써 국내 GPU 수량은 약 6만5000개에서 30만 개 이상으로 늘어났고, 세계적 AI 리더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가 차원의 AI 연산 능력도 4배 이상 확충되어, 이제는 연산 자원 부족으로 어려웠던 초거대 모델 훈련도 국내에서 가능해질 전망이다.

국가AI연구거점의 역할을 봤을 때도 GPU 인프라 확충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KAIST, POSTECH, 고려대, 연세대가 협력해 2024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IITP의 지원으로 설립된 연구거점은 국내 최대 규모 산·학·연 컨소시엄으로, 미국, 캐나다, 프랑스, UAE 등 해외 석학들도 국제 공동연구에 참여해 AI 혁신을 이끌고 있다.

정부는 AI G3 도약 전략의 일환으로 국가AI연구거점을 중심에 두고 국내 인재와 글로벌 석학을 연결해 AI 혁신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이를 통해 글로벌 AI 허브로 나아가고자 한다. 이를 위해 세계적 수준의 연산 인프라가 필수이며, 연구자들은 이를 활용해 더욱 자유롭게 대규모 AI 학습과 실험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성과는 “모두를 위한 AI”, 개방형 혁신 생태계로 가는 이정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AI 강국으로 도약하려면 대기업뿐 아니라 스타트업, 중소기업, 학계까지 폭넓게 참여해야 한다.

정부도 민간 주도의 AI 클라우드를 공공과 스타트업에 개방하는 등, 누구나 GPU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고 있다. 창의적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나 AI 모델을 개발·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아울러 디지털 격차 해소와 포용적 성장도 중요한 과제이다. 한국은 APEC 첫 디지털·AI 장관회의에서 컴퓨팅 자원 접근성 확대, AI 인재 공동 양성 등 국제 공조 방안을 제시하며, AI의 혜택이 모두에게 돌아가도록 노력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주도한 APEC AI 혁신 파트너십과 대규모 GPU 확보는 우리나라 AI 도약사에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다. 물론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 국가AI연구거점을 비롯한 연구 현장에서는 강화된 인프라를 바탕으로 성과를 창출하고, 산업계와 협력해 AI 기술의 실질적 활용을 이끌 것이다.

APEC 의장국으로서 쌓은 신뢰와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 AI 협력에도 앞장서며, 모두에게 이로운 AI와 개방형 생태계 구축에 힘쓸 것이다. 초거대 모델부터 일상 속 서비스까지, ‘AI를 잘 활용하는 나라’로 나아갈 미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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