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마도해역서 10년만 새 난파선…고려청자 87점 등 발견

  • '바닷속의 경주'…보물 실은 다수 난파선 인양

  • 마도4호선 인양…"조선시대 세곡 운반선의 실체"

  • 새 난파선 흔적…청자 다발 87점 등 나와

청자다발 접시 완 잔 사진국유청
청자다발 (접시, 완, 잔) [사진=국유청]


태안 마도 해역에서 10년 만에 새로운 난파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고려시대 중하급 관리가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고려청자가 발견되는 등 내년 4월께면 실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이하 연구소)는 현존 유일의 조선시대 선박인 마도4호선의 선체를 인양하면서, 추가로 새로운 난파선(마도5호선)이 묻혀있는 징후를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소는 음파탐사로 마도 해역 일대를 조사하던 중 고선박의 흔적을 확인했다. 잠수 조사한 결과 청자 다발 2묶음 87점(1150~1175년경 제작, 접시 65점, 완 15점, 잔 7점), 목제 닻과 밧줄, 볍씨 등과 함께 고선박의 선체 조각과 화물받침목(통나무)을 발견했다. 곡물과 도자기를 운반하던 선박으로 추정되며, 마도 1·2호선과 규모 등이 유사할 것으로 추정된다.
 
청자다발 주변에서 발견된 목제닻과 닻돌 사진국유청
청자다발 주변에서 발견된 목제닻과 닻돌 [사진=국유청]

태안 마도 해역은 ‘바닷속의 경주’로 통한다. 과거 피항처였던 이곳은 물때를 기다렸던 배들이 태풍 등 기상악화로 난파돼, 수백 년간 바다에 침몰돼 있던 고선박들이 최근에서야 인양되고 있다. 태안선(12세기 후반), 마도1호선(1208년), 마도2호선(1210년경), 마도3호선(1265∼1268년경), 마도4호선(1420년경) 등 다수의 선박에서 고려청자 등 보물들이 잇달아 나왔다.

‘마도5호선’의 실체가 확인되면, 이 난파선은 지금까지 마도해역에서 확인된 고려시대 선박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의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소 관계자는 “내년 4월이나 5월쯤에는 본선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견된 청자 다발 87점은 중앙부처의 중하급 관리나 지역 유력자들이 사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성욱 민족문화유산연구원 이사장은 “태안선에서는 ‘최대경’이란 이름, 즉 현재의 차관급 이상 인물의 이름이 쓰인 목간이 발견됐었다”며 “새로 발견되는 난파선에는 태안선 바로 아래 단계의 유물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마도5호선에서 나온 청자들을 볼 때, 이 배는 1150~1175년 사이에 침몰된 것으로 생각된다”며 “일상적으로 식사할 때 쓰는 용기인 반상용기 위주로 운반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마도4호선 인양 전 상태잔존규모 길이 12m 폭 5m 사진국유청
마도4호선 인양 전 상태(잔존규모 길이 12m, 폭 5m) [사진=국유청]

이번에 인양된 마도4호선은 앞으로 복원에 약 1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마도4호선은 2015년 수중에서 발견된 조선시대 조운선으로, 역사 속 기록으로만 전해지던 세곡 운반선의 실체를 드러낸 수중유산이다. ‘나주광흥창(羅州廣興倉)’이라 새겨진 목간 60여 점을 비롯해 공납용 분청사기 150여 점 중 ‘내섬(內贍)’이라는 글씨가 확인되어 이 배가 전라도 나주에서 거둬들인 세곡과 공물을 싣고 한양 광흥창으로 향하던 중 난파되었음을 보여준다. 1420년경에 침몰한 조선 전기 세곡선으로 밝혀졌다.

마도4호선은 돛대 한 개만 세운 고려 선박들과 달리 앞부분과 중앙에 각각 돛대를 설치한 쌍돛대 구조로, 이를 통해 항해 속도를 높이고, 바람 방향에 따른 조정이 용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목재를 가로로 배열해 내구성을 높였으며, 작은 나무못을 다수 사용해 선체를 정밀하게 연결했다. 또한 선체 수리에 쇠못을 사용했는데, 이는 우리나라 고선박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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