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 현업 복귀?…이찬진 금감원장, 정년연장에 임피제 활용법 고심

  • 임피제 인원만 60여명…"업무 노하우 묻혀"

  • 정년연장 연내 입법 논의…부서 배치가 관건

서울 영등포구 소재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영등포구 소재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후선에 물러나 있던 이른바 ‘올드보이(임금피크제 인력)’의 업무 노하우를 현업에서 활용할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국회에서 연내 정년연장 입법화를 추진하며 임금피크제 기간 장기화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추후 이들을 어떤 부서에 배치할지 등은 관건이 될 전망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임금피크제 등 사유로 현직에서 물러나, 여의도 전경련회관, 통의동 연수원으로 근무지를 옮긴 인력의 재배치를 검토 중이다. 현재 두 곳에서 근무 중인 인력은 60여명에 달한다. 다음 달 퇴직을 앞둔 인사를 빼면 50명 안팎이지만, 다시 임금피크제에 들어가는 인력이 충원되면 비슷한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금감원이 임금피크제 인력의 효율화 방안을 고려하게 된 데는 이찬진 금감원장의 의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십년간 쌓인 업무 노하우 등 역량을 가진 이들이 후순위 업무보단 현업에서 이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또 최근 정년연장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해진 점도 이러한 임금피크제 인력 효율화 필요성에 불을 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만 60세인 법적 정년을 2033년까지 만 65세로 연장하는 법안을 연내 처리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는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금감원은 이르면 이달 중 임원·부서장 인사와 더불어 조직개편까지 단행할 예정인 만큼 이번 인사에서 임금피크제 인력의 재배치 방안까지 포함할 가능성이 크다. 정년연장이 연내 입법화하면 임금피크제 기간이 더 늘고, 이에 따라 본업이 아닌 후순위 업무에서 인력이 쓰이는 기간도 길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만약 정년연장이 되면 추후 임금피크제 기간은 4년에서 9년이 된다. 이찬진 금감원장이 임금피크제 인력을 두고 고민하는 이유다.

금감원 관계자는 “조금 빨리 후선으로 빠지신 분들도 있는데, 대부분 임금피크제 인력이 가 있다”며 “그간의 노하우가 사용될 수 있도록 현업에서도 일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경련회관, 연수원에 있는 이들은 금융교육 관련 강의를 나가거나 검사 지원단 등 후순위 업무를 맡고 있다. 그간 만 56세가 된 국장 등 부서장은 임금피크제에 들어가며 자리를 옮겼는데, 초기 2년 동안은 기존 연봉의 85%씩, 이후 2년은 50%씩 임금을 받고 있다.
 
한편으론 이들을 현업에 복귀시킬 경우 어떤 방식으로 배치할지도 관건이다. 이미 현업에선 이들보다 후배가 팀장을 맡고 있는 등 기수 문화와 조직 체계를 고려하면 갈 수 있는 자리가 마땅치 않다. 자칫 후배의 승진 기회를 뺏는다며 젊은 직원 사이에서 반발을 살 수도 있다.
 
또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다른 회사로 옮기려면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됐던 부서의 유관 업종 이직 제한이 있어 현직에서 물러나는 것도 있다”며 “현직에 복귀하더라도 본원에 있는 금융교육국같이 조직 내 논란을 키우지 않을 만한 곳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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