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헌 SKT CEO, 첫 과제는 SK스토아 매각…노조 반발

  • SK스토아, 라포랩스 인수 소식 반발에 양일간 파업 투표 진행

  • 정재헌 CEO 체제 이후 조직 슬림화 집중 시행

SK텔레콤 을지로 사옥사진SK텔레콤
SK텔레콤 을지로 사옥.[사진=SK텔레콤]



정재헌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의 첫 조직 슬림화 과제로 꼽히는 SK스토아 매각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면서 내부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인수 후보인 라포랩스의 재무 리스크를 이유로 노조가 파업까지 예고하며 매각 절차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13일 산업계에 따르면 SK스토아 노조는 이날부터 내일까지 이틀간 매각 절차에 대한 반대 의사 표명을 위해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노조 측은 "어제 노조 간담회에 이어 오늘과 내일 파업에 대한 찬반 투표가 진행된다"면서 "결과에 따라 단계별 파업 돌입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SK스토아 인수 후보는 패션 플랫폼 ‘퀸잇’을 운영하는 라포랩스다. 노조는 라포랩스가 한 번도 흑자를 낸 적 없는 적자 기업으로 매출 규모도 SK스토아보다 4분의 1도 못미친다. 

노조는 라포랩스가 외부 자금으로 SK스토아를 인수한 뒤 기업공개(IPO)를 거쳐 최종 매각을 노리는 시나리오를 우려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직원들의 고용 승계 문제도 있지만, 인수 후 회사가 존폐 위기에 놓일 수 있다"며 "연 매출 400억원대 스타트업 정육각이 매출 2000억원대인 초록마을을 인수한 이후 기업회생에 돌입한 사례가 있다. 이 경우 SK스토아에 입점한 중소기업도 모두 피해를 보게 된다"고 우려했다. 

현재 T커머스 업체들은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판로 개척 차원에서 '중기편성비율 평균 70%'라는 규제를 받고 있다. 이들이 제2의 정육각, 티메프 사태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SK스토아는 SKT의 핵심 자회사 매각 1순위 대상이었으나, 올 상반기 해킹 사태로 매각이 잠정 보류됐다가 정 CEO 선임 이후 재개됐다. 매각 과정에서는 홈쇼핑 채널 소유권 이전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의 최종 승인이 필요해, 정 CEO가 대관 경험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승인 절차를 이끌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 CEO가 최고거버넌스책임자(CGO)출신이었던 만큼, 과거 경험과 네트워킹을 통해 정부 인허가 절차를 이끄는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추측했다. 

SKT는 SK스토아 매각 외에도 SK플래닛 판교 사옥 매각 등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인공지능(AI) 투자 재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정 CEO 체제를 맞이한 SKT는 조직 슬림화 작업이 한창이다. SKT는 2026년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를 통해 통신(MNO)과 AI를 축으로 한 양대 사내 회사(CIC) 체제로 재정비하고 임원을 약 30% 감축했다. SKT는 "임원 규모를 소수정예화해 실질적 책임과 역할을 강화하고, 전사적 조직 유연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정 CEO는 "CIC 체제는 MNO와 AI 각 사업 특성에 맞춘 최적화된 업무 방식과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선택"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MNO 사업의 고객 신뢰 회복과 AI 사업의 실질적 성과 창출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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