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특검, 재판서 '홍장원 메모' 증거 채택 놓고 尹측과 공방

  • 특검 "보좌관 대필에 불과…증거 채택"

  • 尹측 "작성자 출처 불명...증거 채택 이의"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1차 공판에 출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1차 공판에 출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란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 재판에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증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홍장원 메모’의 증거 채택을 두고 특검과 변호인단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직권남용 혐의 사건의 속행 공판을 열었다.

증인으로 채택된 홍 전 차장은 이날 오후 재판에 출석했다. 검정색 정장 차림에 안경을 낀 홍 전 차장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증인 선서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재판부는 본격적인 증인신문에 앞서 법정에 제출된 조서나 문서 등이 증인인 홍 전 차장의 의사에 따라 작성됐는지 등을 확인하는 진정 성립 절차를 진행했다. 재판에서는 총 세가지의 홍장원 메모가 증거로 제출됐다.

특검 측은 1차 메모에 대해 계엄 당일 홍 전 차장이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통화하며 직접 작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2차 메모는 이를 바탕으로 홍 전차장의 보좌관이 홍 전차장의 지시를 받아 1차 메모를 토대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쟁점은 3차 메모였다. 해당 메모에는 보좌관이 파란색 펜으로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등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이 서술됐고, 홍 전 차장이 검은색 펜으로 첨삭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거가 제출되자 윤 전 대통령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한 변호인은 "메모 중에 실제로 증인이 작성한 부분은 얼마 없고 나머지는 증인의 보좌관이 작성했다는 취지로 보인다"며 "엄밀히 보면 보좌관 작성부분의 작성자는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이기 때문에 보좌관 작성 부분은 출처 불명의 문서가 된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해당 메모에 대해서는 윤 전 대통령도 한마디 거들었다. 그는 "제가 직접 말씀드리겠다"며 "(메모의)초고를 보면 지렁이 글씨다. 이거(3차 메모)랑 비슷하지 않다"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에 특검측은 "보좌관이 대필한 것에 불과할 뿐이고 증인이 나중에 사후적으로 내용을 다 확인한 다음 가필까지 해서 완성했다. 증거로 채택하기에 상당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은 사실상 보좌관이 대필한 부분이지 실질적인 작성자는 증인이라는 점을 저희가 앞에 증명서를 통해서 확인했다"며 "경위에 무슨 문제가 있어서 증인(홍장원)께서 대필했다는 보좌관의 어떤 신분사항을 밝히지 못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하며 증거로 채택해야 한다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양측의 의견을 들은 재판부는 메모의 증거 능력을 두고 "해당 메모 부분을 (변호사측에서) 반대 신문 하는 것을 들어보고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다"며 "증인 진술을 통해 신빙성이 있는지 없는지 평가하겠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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