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헌의 스포츠+] 홍명보호, 올해 A매치 일정 끝…돌아보는 2025년

  • 11회 연속 월드컵 진출·포트2 확보 성과

  • 경기 내용은 낙제점…수비 불안 문제 노출

  • 축구협회 불신·저조한 경기력 등으로 인해 관중도 하락세

10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브라질 축구 대표팀의 친선경기 한국 축구 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경기장에 입장한 뒤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브라질 축구 대표팀의 친선경기. 한국 축구 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경기장에 입장한 뒤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회 연속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홍명보호가 올해 A매치 일정을 8승 3무 2패로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 포트2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개선되지 않는 경기력과 관중 감소는 여전히 짚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나와 평가전에서 1대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홍명보호는 최근 A매치 3연승을 이어가며 올해 일정을 마쳤다.

한국은 올해 펼쳐진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네 경기에서 2승 2무를 기록하며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3차 예선 무패로 월드컵 진출에 성공했다.

아울러 1986년 멕시코 월드컵을 시작으로 11회 연속 본선 진출 대기록을 달성했다. 전 세계 여섯 번째 기록.

월드컵 본선 11회 이상의 기록을 갖고 있는 국가는 브라질(22회), 독일(18회), 이탈리아, 아르헨티나(이상 14회), 스페인(12회) 등 다섯 국가뿐이다. 우승 경험 없는 국가 중에서는 한국이 최초다. 

여기에 사상 첫 조 추첨 포트2 진입이라는 의미 있는 성과까지 더했다.

48개국이 참가하는 북중미 월드컵은 네 개의 포트로 나뉘어 조 추첨이 진행되는데, 개최국을 제외한 FIFA 랭킹 1~9위는 포트1, 10~23위는 포트2에 배정된다.

20일 오전 기준 FIFA 랭킹 22위인 한국은 사실상 포트2 진입이 확정됐다. 상대적으로 강팀을 피할 수 있는 만큼 본선 조 편성에서 유리한 위치를 잡게 됐다.

FIFA는 11월 A매치 결과를 반영한 뒤 포트를 확정하며, 다음 달 5일 미국 워싱턴 D.C. 존 F. 케네디 센터에서 조 추첨을 진행한다.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축구 국가대표 A매치 평가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김민재가 공을 걷어내기 위해 끝까지 따라가 발을 뻗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축구 국가대표 A매치 평가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김민재가 공을 걷어내기 위해 끝까지 따라가 발을 뻗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명보호는 결과는 챙겼지만, 내용 면에서는 낙제점을 받았다. 

홍 감독은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대비해 플랜B로 '스리백' 카드를 꺼냈다. 스리백 전술은 공격 시 후방에 세 명의 수비수를 두고, 수비 시에는 다섯 명의 수비수를 배치하면서 선수비 후역습을 노리는 전략이다.

지난 7월 국내에서 펼쳐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 첫 점검을 시작했다. 이후 9월 A매치 미국 원정에서 미국(2대0 승), 멕시코(2대2 무)를 상대로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하지만 문제는 '안정성'이었다. 수비 숫자를 늘리고도 간격이 무너지거나,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실수를 연발하며 실점 위기가 반복됐다. 결국 지난달 국내에서 열린 10월 A매치 브라질전에서 0대5 참패라는 뼈아픈 결과를 마주했다.

11월 A매치 볼리비아전(2대0 승), 가나전(1대0 승)에서는 모두 무실점 승리를 따냈다. 그러나 전반적인 수비 조직력은 여전히 미완성 상태였다.

특히 볼리비아전, 가나전에서는 중원의 허술함도 노출했다. 핵심 미드필더 황인범(페예노르트), 백승호(버밍엄 시티)가 부상으로 빠지자, 팀 전체가 흔들렸다. 빌드업은 불안했고, 빠른 공수 전환도 이뤄지지 않았다. 과감한 전개도 볼 수 없었다.

차례로 기용된 김진규(전북 현대)·원두재(코르파칸), 권혁규(낭트)·옌스 카스트로프(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 모두 좋은 인상을 남기진 못했다. 발을 맞춰본 시간이 부족한 탓에 호흡이 매끄럽지 않았고, 패스 실수도 잦았다. 

홍 감독은 가나전이 끝난 뒤 "문제점은 발견해서 월드컵 본선에 맞춰 잘 준비해야 한다"면서 "중원에서 공수 능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다른 선수가 (대표팀에) 복귀하면 해결될 걸로 본다. 그 외에는 카테고리별로 준비해서 월드컵을 대비하겠다"고 했다.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축구 국가대표 A매치 평가전 대한민국과 볼리비아의 경기 한국 손흥민이 후반전에 교체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축구 국가대표 A매치 평가전 대한민국과 볼리비아의 경기. 한국 손흥민이 후반전에 교체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명보호의 경기력 논란이 반복되는 가운데 축구 팬들의 관심은 점점 식어가고 있다. 특히 관중 동원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지난달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전 관중은 2만2206명. 6만6000석 규모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10년 전 열렸던 파라과이전(2만5126명)보다도 적었다. 

한국 축구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매치에서 관중을 3만 명도 동원하지 못한 건 2015년 자메이카전(2만8105명) 이후 10년 만이다. '캡틴'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이 A매치에 데뷔한 2010년 이후로도 역대 최소 관중 기록이었다. 

18일 가나전 관중은 3만3256명. 서울월드컵경기장 절반 정도만 찼으며, 경기 당일에는 1만 장 가까운 취소 표까지 나왔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최근 A매치 관중 추이를 보면 하락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팔레스타인전 5만9579명, 올해 6월 쿠웨이트전 4만1911명에 그쳤다. 지난 달 브라질전도 6만 명 이상이 모였지만 매진은 실패했다.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전도 3만3852명을 기록하며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여러 논란과 정몽규 회장이 이끄는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팬심 이탈이 흥행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축구계 한 관계자는 19일 본지에 "최근 관중 감소는 협회를 향한 불신을 비롯해 이어진 홍명보호의 저조한 경기력, 상대 팀의 매력도 부족 등 복합적 요인이 쌓인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어 "과거에는 상대가 누구든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며 "지금은 '굳이 시간과 돈을 들여 직관할 이유가 있나'라고 생각하는 팬들이 늘었다. 'TV로 보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하는 팬들이 눈에 띄게 많아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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